[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 위안화 표시 채권의 강세가 투자자들 사이에 화제다.
트럼프 행정부의 폭탄 관세로 인한 경기 하강과 위안화 약세, 여기에 한계 수위에 이른 부채 버블에 대한 경고까지 굵직한 악재에도 위안화 표시 채권이 올해 강한 랠리를 연출했기 때문.
중국 위안화 [사진=블룸버그] |
28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위안화 표시 중국 국채는 연초 이후 7.6%에 이르는 상승을 기록했다.
중국 회사채 역시 올들어 6.9% 뛰었고, 중국 국책은행이 발행한 채권은 9.9%에 달하는 고수익률을 창출했다. 중국의 달러화 표시 채권 역시 강보합권에서 완만한 수익률을 올렸다.
이는 미국을 필두로 한 선진국 채권시장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결과다. 미국과 일본, 영국, 유로존의 국채 및 회사채는 연초 이후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의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채권시장의 강세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맥쿼리 그룹에 따르면 중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42%로 치솟았고, 올해 추가 상승한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과 무역전쟁이 고조된 데 따라 올해 중국 위안화가 커다란 하락 압박을 받았고, 경제 성장률도 둔화됐다.
이 밖에 뉴욕증시의 IT 대형주와 국제 유가, 정크본드까지 전반적인 위험자산이 곤두박질 친 상황을 감안할 때 위안화 표시 채권의 랠리는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월가는 PBOC의 통화완화 정책에서 이유를 찾았다. 올해 네 차례의 금리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 여기에 일부 신흥국 중앙은행이 긴축에 무게를 둔 데 반해 중국은 은행권의 지급준비율을 떨어뜨리는 등 상반되는 행보를 취하고 있다는 얘기다.
아베르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의 에드문드 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적어도 현재로서는 중국이 독립적인 금리 사이클을 나타내고 있다”며 “여기에 위안화 채권의 매수 주체가 대부분 국내 투자자라는 사실도 강세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투자자의 중국 위안화 표시 채권 매입은 이제 시작 단계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비중은 8.1%에 불과하다.
외국인의 위안화 표시 채권 매입 열기가 날로 고조되는 상황도 올해 중국 채권시장의 강세에 힘을 실어준 한편 내년 전망도 낙관하게 하는 요인이다.
애쉬모어 그룹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 국채 매입 규모는 브라질 채권시장에서 해외 투자자들이 보유한 물량 총액과 거의 같은 것으로 파악됐다.
UBS 애셋 매니지먼트는 내년 외국인의 중국 채권 보유량이 두 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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