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6월02일 (로이터) - 역사적으로 중앙은행이 부양책을 축소할 것을 신호하면 금융 시장은 격렬하게 반응했다. 그리고 투자자들의 주머니는 두둑해졌다.
이제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 3곳이 정도는 다르지만 금융 자산 가치를 끌어올려왔던 초완화 통화 정책 종료에 다가서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대체로 동요하지 않고 있다.
정책입안자들은 2013년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은 듯하다. 2013년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는 연준이 대차대조표 확장을 둔화시키는 테이퍼링을 시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은행 시스템 내에 현금이 넘치도록 만들었던 대규모 채권 매입 등 연준의 정책이 축소될 것이라는 생각은 금융 시장의 '테이퍼링 발작'을 유발했다.
미국 주식은 7% 가까이 급락했고 미국 국채 수익률은 100bps 넘게 뛰었다. 미국 뿐만이 아니었다.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자카르타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금융 시장에서 혼란이 일어났다.
그 후 4년이 지나, 연준은 대차대조표 확장 속도를 둔화시키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대차대조표 축소를 이야기하고 있다. 동시에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도 조심스럽게 통화 완화 종료를 모색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정책입안자들이 큰 변동성을 야기하지 않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여러 중앙은행들의 정책회의가 개최될 예정인 이번 달, 금융 시장은 순조로운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CB 정책입안자들은 오는 8일 정책회의에서 추가 경기 부양 약속을 삭제할 수 있으며, 이코노미스트들 대부분은 ECB가 9월까지 자산 매입 축소를 신호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관련기사 14일에는 자넷 옐렌 연준 의장이 올해 대규모 자산 축소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될 것이다. 5월 회의록에서 거의 모든 정책결정자들이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규모의 국채와 모기지담보부증권의 축소 작업을 금년에 시작하기를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기사 간 부양책을 시행해왔지만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에 근접하도록 하는 데 실패한 BOJ도 출구 전략에 대해 비공개 논의를 하고 있다. (관련기사 "시장에 테이퍼링 의향 충분히 나타내"
세 중앙은행들의 총 자산은 현재 13조달러를 넘어서, 4년 전보다 30% 가량 증가한 상태다. (도표: 중앙은행 대차대조표 http://reut.rs/2qJnQBq)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부양책 종료 신호에 준비가 돼 있다.
세계 최대 채권 펀드인 핌코의 앤드루 보솜워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4년 전에는 '테이퍼'라는 단어를 통화 정책을 말할 때 쓰지 않았기 때문에 버냉키가 그 말을 꺼낸 것만으로도 시장은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테이퍼링이 널리 논의되고 있고 시장에 테이퍼링 의향을 충분히 나타냈기 때문에, 4년 전과 같은 반응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5월22일 버냉키 전 의장이 '테이퍼링'이라는 운명적인 단어를 꺼냈을 때, 연준 회의록에서 딜러들은 연준이 12월까지 자산 매입 속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솜워스를 비롯한 사람들은 중앙은행들이 조심스럽고 느린 속도로 부양책 축소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편안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연준 관계자들은 4조5,000억달러 가까이 부풀어오른 자산을 3~4년에 걸쳐 축소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최종적으로 연준의 자산은 위기 이전 수준인 8,000억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 원문기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