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정부의 제2차 규제자유특구 지정에서 바이오 분야 규제특구를 신청한 대전광역시와 충청북도의 희비가 엇갈렸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2일 개최된 제2차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위한 특구위원회에서 울산‧경남‧전북‧광주‧제주‧전남‧대전 등 7개 지역을 선정했다.
대전은 '바이오메디컬' 분야로 신청해 지정을 받았으며, 마찬가지로 바이오의약 분야로 신청했던 충북은 탈락했다.
[이미지= 중소벤처기업부] |
대전시는 이번 특구 지정으로 체외진단 의료기기 개발을 위한 신속한 임상시험 검체 확보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재 개별 의료기관별로 운영하고 있는 인체유래물 은행의 임상검체를 을지대병원, 충남대병원, 건양대병원 등 3개 기관이 공동운영하고 분양할 수 있도록 실증특례가 부여된다.
여기에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기간도 현행 1년에서 2년으로 연장돼 개발된 체외진단 의료기기의 조기 시장진출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시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KAIST 등 바이오관련 연구기관을 확보한 것이 이번 특구 지정에서 유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대전에는 300여개에 이르는 바이오벤처 기업이 있으며 이들은 연평균 13.2%의 성장률로 전국 평균 7.6%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전시도 특구 지정으로 규제비용이 절감되고 제도 선진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구체적으로는 776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1029억원 상당의 생산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전시는 체외진단기기 개발지원을 시작으로 관련 연구개발 경쟁력 강화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15일 실무회의를 개최하면서 향후 특구 운영과 관련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내년에 특구 사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실무회의를 개최해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며 "향후 인체유래물 공동운영위원회, 검체 분양심의위원회 구성 등의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특구 사업 관련 조직 구성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충청북도청[사진=박상연 기자] |
충북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물체 기반 의약품 임상시험 가이드라인 추진 계획이 이번 바이오특구 지정과 맞물려 지정 보류가 됐다고 판단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식약처는 식물체 기반 의약품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을 연내 마련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 때문에 ▲자가유래세포 항암치료제의 임시허가 ▲식물체 기반 의약품 임상시험 실증 등을 내용으로 특구 신청을 한 충북도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지난 12일 브리핑에서 "자가유래 면역세포치료제는 안정성 검증이 미비해 특구 실효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식물체 기반 의약품 임상시험은 식약처에서 조만간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충북도는 식약처가 연내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지 여부에 주목하면서, 향후 바이오특구 지정 재도전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식물체 기반 의약품의 경우 국내에는 임상기준이 없고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는 있다. 이에 이를 준용해 우리나라 규정에 맞게 해보겠다고 한 것인데 식약처가 지난 10월 분과회의에서 연내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했다"며, "무리하게 연내 추진하는 것보다 충북을 통해 점검하는 것이 맞지 않나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올해 안에 식약처의 가이드라인 제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데 그 영향으로 특구 지정이 무산되다니 매우 억울한 상황"이라며, "올해까지 가이드라인 제정 추이를 지켜보고,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거나 실효성이 없다고 하면 다시 중기부와 협의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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