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바이오주 등락에 따라 크게 출렁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코스닥 상승세를 이끌었던 신라젠, 에이치엘비 등 바이오주가 급락하면서 지수도 함께 조정받았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에 투자하면서 바이오주 충격을 피하려면 다른 업종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코스닥지수는 21일 8.95포인트(1.47%) 오른 615.96에 마감했다. 전날 600선을 회복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상승했지만 올해 고점(4월 12일 767.85)에 비하면 여전히 19.78% 낮은 수준이다.
지난 6월 이후 국내 증시가 하락세에 접어든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코스닥시장의 충격은 훨씬 컸다. 지난 5일에는 하루 만에 7.46% 폭락하며 투자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코스닥지수 급락은 시가총액 비중이 큰 바이오주들이 잇따라 하락한 영향이다. 연이은 주가 급락에도 현재 코스닥의 시총 상위 20개 중 8개가 바이오주다.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는 코스닥 관련 상장지수펀드인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도 바이오 충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 ETF는 올 들어서만 40.93% 떨어졌다. 코스닥150지수 상승률의 2배만큼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하락하면 손실률도 2배가 되는 고위험 상품이다.
전문가들은 “바이오주 급락에 따른 위험을 피하고 싶은 코스닥 투자자라면 바이오를 제외한 업종지수나 다양한 투자 전략을 활용하는 ETF에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코스닥150지수 구성 종목들의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주의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엔 시간이 필요하다”며 “정부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반도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핀테크(금융기술) 관련 중소형주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시장 주도주가 바이오주에서 정보기술(IT)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라면 ‘TIGER 코스닥150 IT’를 눈여겨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ETF는 한국거래소가 만든 코스닥150 IT 지수 움직임에 따라 성과가 결정된다. 대표적인 5세대(5G) 이동통신 관련주로 꼽히는 케이엠더블유(ETF 내 비중 9.88%)를 비롯해 고영(7.13%), 에스에프에이(6.68%), 원익IPS(6.13%) 등을 담고 있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낮아진 엔터테인먼트주에 집중 투자하는 ETF도 있다. ‘TIGER 미디어컨텐츠’는 CJ ENM(10.85%), 스튜디오드래곤(10.40%), CJ CGV(9.97%), JYP Ent.(9.48%) 등을 편입하고 있다.
코스닥의 변동성이 부담인 투자자들에게는 ‘TIGER 코스닥 150 로우볼’ ‘KBSTAR KQ 고배당’ 등이 대안 상품으로 꼽힌다. 이들은 주가 변동폭이 낮은 종목에 주로 투자해 안정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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