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2월01일 (로이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환율 관련 발언을 통해 그의 반(反) 이민정책에 대해 불안해 하던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자 31일(현지시간) 달러는 급락했고, 미국 증시도 하락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은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이 미국과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 대한 경쟁력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극도로 저평가된" 유로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는 주요 제약업체 최고 경영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약회사들이 다른 나라들의 통화가치 절하 때문에 의약품 생산을 해외에서 아웃소싱하고 있다면서 제약업체들에게 미국 내 생산을 늘리도록 촉구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미국의 새 행정부가 구두 개입을 통해 달러 가치 하락을 유도하려 한다는 전망을 강화시켰고, 달러지수는 장중 한때 12월 8일 이후 최저인 99.430까지 밀렸다.
달러의 1월 월간 실적은 1월 기준으로는 30년래 최악으로 기록됐다.
미국증시에선 경제 성장에 민감한 업종들이 약세를 주도한 한편 실망스러운 기업 실적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에 대한 우려로 벤치마크 S&P500지수가 4거래일 연속 후퇴하는 등 전반적인 하락세로 마감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0.54% 내린 1만9864.09, S&P500지수는 0.09% 밀린 2278.87, 나스닥지수는 0.02% 오른 5614.79로 장을 닫았다. 1월 한 달간 다우지수는 0.5%, S&P500지수는 1.8%, 나스닥지수는 4.3%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재정부양책을 써줄 것으로 기대해왔지만, 트럼프는 기대와 달리 취임 후 보호무역주의와 반이민정책만을 추구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유럽증시에서도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변동성 장세를 펼친 끝에 0.67% 내린 360.12에 장을 닫았다.
MSCI 전세계 주가지수도 이날 소폭 하락했다. 다만 이 지수는 1월 한달 간 2.65% 상승했다.
트럼프의 달러 발언 이후 안전자산 수요가 촉발되면서 미국 국채가는 지지를 받았다.
기준물인 10년물 국채가는 뉴욕거래 후반 11/32포인트가 올라 수익률은 0.04%P 내린 2.44%를 기록했다.
예상을 하회한 지표도 미국 국채가를 지지해줬다. (관련기사 )
달러 약세 덕에 국제유가는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3월물은 18센트, 0.34% 오른 배럴당 52.81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런던 대륙거래소(ICE)에서 이날 만기된 북해산 브렌트유 3월물은 47센트, 0.85% 상승한 배럴당 55.70달러에 마감됐다.
안전자산 수요에 금값도 오르면서 금 현물은 뉴욕거래 후반 1.4% 오른 온스당 1211.15달러를 가리켰다.
* 원문기사 (이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