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 주부 정모씨는 지난해 1월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에서 텔레비전을 구매하고 대금 165만원을 신용카드로 할부 결제했다. 이후 배송이 진행되지 않아 사업자에게 문의게시판 및 유선으로 문의하려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 직장인 김모씨는 지난해 11월 해외 호텔예약 대행 사이트를 통해 사이판의 호텔(올해 5월 체크인 예정)을 42만6163원에 예약하고 신용카드로 일시불 결제했다. 며칠 후 일정이 변경돼 사업자에게 예약 취소를 요청하니 결제대금 전액을 취소수수료로 청구했다. 김씨는 숙박 예정일까지 5개월 이상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다한 취소수수료를 청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처럼 해외여행 증가와 해외직구 활성화로 국제거래가 증가하면서 소비자불만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29일 한국소비자원은 국제거래 소비자상담 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총 2만2169건이 접수돼 전년(1만5684건)대비 41.3%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제거래 소비자상담의 거래 유형 중 ‘국제거래 대행 서비스(구매대행·배송대행)’ 관련 상담은 1만1675건으로 전체 상담의 52.7%, ‘해외 직접거래(해외직구)’는 8740건으로 39.4%를 차지했다.
특히 해외직구 상담건수는 전년대비 53.6% 증가하며 국제거래 대행 서비스 증가율(35.9%)보다 상승세가 높았다. 거래품목이 확인된 2만2136건 중 ‘의류·신발’이 5492건(24.8%)으로 가장 많았고 ‘항공권·항공서비스’ 4349건(19.6%), ‘숙박’ 4317건(19.5%) 순으로 소비자불만이 많았다.
전년대비 증가율은 ‘숙박’이 70.5%로 가장 높았고 ‘가사용품’ 67.4%, ‘IT·가전제품’ 55.7%, ‘항공권·항공서비스’ 50.2% 순이었다.
[자료=한국소비자원] |
국가별로는 싱가포르 사업자 관련 상담이 2494건(31.3%)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홍콩·마카오 포함) 1342건(16.8%), 미국 769건(9.7%), 네덜란드 723건(9.1%)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숙박·항공권 예약 대행사이트 ’아고다’(싱가포르), ‘트립닷컴‘(중국), ‘부킹닷컴‘(네덜란드) 이용이 증가하면서 관련 상담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소비자원은 국제거래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해외직구 피해예방 체크포인트’와 ‘신용카드 차지백 서비스(국제거래에서 피해를 입은 경우 신용카드사에 이미 승인된 거래를 취소 요청할 수 있는 서비스) 이용 가이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
또한 해외 소비자 기관과 MOU 체결 및 협력을 확대하고, 불만 다발 해외 사업자와 소비자 불만 해소 방안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국가 간 법률·제도의 차이, 언어 장벽 등으로 인해 불만 해결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판매자 정보와 거래 조건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면서 “피해 발생 시 국제거래 대행서비스는 ‘1372소비자상담센터’, 직접구매는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자료=한국소비자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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