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0일 (로이터) - 전기차부터 스마트폰까지 글로벌 수요가 치솟고 있는 리튬 확보전에서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최강 라이벌 중국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등 남미 3개국에 대규모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른바 '남미 리튬 트라이앵글'이라 불리는 이들 3개국은 글로벌 리튬 매장량의 3분의 2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다. 이 때문에 한국, 일본의 자동차 기업들과 배터리 제조사들이 중국 라이벌들을 따라잡기 위한 열쇠는 이 남미 3개국이 쥐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관건은 정치적 장애물을 어떻게 넘는가 여부다. 파나소닉이나 삼성, 등 다른 한·일 기업들은 그간 리튬 장기공급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직접 광산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해 온 중국 기업들에게 뒤쳐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 몇년간 호주, 캐나다, 아프리카에서 공격적으로 공급을 모색해왔다. 하지만 칠레에서는 중국도 고전하고 있다.
최근 칠레 당국은 중국 최대 리튬 기업 티앤치(Tianqi)가 세계에서 리튬 생산 비용이 가장 낮은 자국 SQM 지분 32%를 인수하는 것을 불허했다. 티앤치 측은 칠레 반독점 당국에 항소를 제기하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한국, 일본 배터리 제조사들과 공급 협상을 진행중인 칠레의 리튬 개발 회사 웰스미네랄즈의 헹크 반 아르휀 최고경영자(CEO)는 "협상을 통해 중국이 지분을 취득하면 SQM 등과 오랜 관계를 맺어온 한일 기업들을 자극하게 될 것"이라며 "인수 지분 규모가 낮아진다 하더라도 한일과의 관계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SDI와 포스코는 칠레 2대 리튬 생산자인 SQM, 앨버말(Albemarle)과 할인가에 리튬을 공급받는 대신 칠레에 배터리 제조공장을 건설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영국 컨실팅업체 로스킬 인포메이션의 로버트 베일리즈 이사는 "칠레에 공장을 세우는 것이 한국, 중국, 일본에 세우는 것보다 비쌀 수 있지만 이는 모두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것"이라며 사실 공장 설립의 진정한 대가는 칠레 리튬 산업에 발판을 마련하고 향후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 지적했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