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월3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연저점을 경신하면서 무게중심이 확연하게 아래쪽을 향하고 있고, 시장에서는 달러/원 환율의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점치며 연말 환율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분석가도 나오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새해 들어 1분기 내내 1060-1080원의 좁은 레인지에 갇히면서 이렇다 할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더니 2분기로 접어들면서 달러/원 환율은 그간 단단하게 지지됐던 1060원대를 하회하면서 새롭게 방향성을 보일 여지를 높였다.
하지만, 최근 20영업일 동안 달러/원 환율에 영향을 미친 지표가 어떤 것들이었는지를 살펴보면 향후 환율이 아래쪽으로만 유지될 것이라고 편하게 전망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 달러지수와 역의 상관성
삼성선물이 분석한 원화와 금융지표와의 상관성 자료에 따르면 2일 기준 달러/원 환율은 달러지수와 -0.6 수준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며 가장 높은 상관성을 보였다. 그다음은 한미 금리 차(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기준)가 꼽혔다.
이처럼 달러/원 환율이 달러지수와 높은 역의 상관성을 보이는 데는 무역 분쟁 테마가 국내외 금융시장 전면에 배치된 상황에서 달러지수가 이를 대변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미국이 주도하는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미‧중 간 통상마찰로까지 번진 상황에서 이들 간 분쟁 수위가 심할수록 글로벌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이를 반영하는 구조다.
지난 2월만 하더라도 달러/원 환율은 견조한 대내외 경기 회복 흐름을 바탕으로 MSCI월드지수 및 코스피지수와 행보를 함께 했지만 최근 이들 지표와의 상관도는 많이 떨어졌다.
물론 최근 원화에 대한 자체적인 강세 재료가 부각되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 완화와 더불어 미국의 전방위적 통상압력과 당국의 환시 개입 내역 공개 요구가 함께 진행되는 측면은 원화 강세 기대를 키우고 있다.
당국의 운신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을 근거로 원화가 새로운 방향성을 타진할 수는 있다. 또한, 남북 정상회담에 이은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은 더욱 원화 강세를 부추길 수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무역 분쟁 이슈가 부상하면서 달러/원 환율의 경우 달러지수와 역으로 상관도를 높였지만, 당국의 환시 개입 공개 가능성 등에 원화 자체적인 강세 이슈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면서 노출된 재료들이 원화에 산만하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까지 한국 수출이 17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여전히 양호한 경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발 통상압력이 진행형이고 무엇보다 미‧중 간 무역 분쟁이 격해지는 한 한국 수출의 하방 리스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모간스탠리는 최근 한국 관련 보고서에서 보호무역주의가 전방위적으로 번진다면서 한국 경제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원화가 새로운 방향성을 보이기 위해서는 펀더멘털이 확인돼야 할 시점이다. 지금 드러난 여건만으로 원화의 한쪽 방향에만 베팅하기는 모호한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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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