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월13일 (로이터) - 환율이 13일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11.70원 낮은 1129.70원에 마감됐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고 최근 환율 KRW= 을 1150원 부근까지 치솟게 만들었던 지정학적 리스크 및 위험회피 분위기가 완화된 것이 이날 환율의 급락을 이끌었다.
먼저 밤사이 국제 외환시장에서 나타난 달러화 약세가 이날 환율의 하락 출발을 이끌어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강한 달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자 시장은 빠르게 달러 약세로 반응을 보였다. 달러/엔 환율 JPY= 이 108엔대로 떨어졌고 달러/원과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는 달러/싱가포르달러 환율 SGD=D3 도 주요 레벨인 1.40 아래로 다시 밀려났다.
밤사이 역외 시장에서 1130원대로 밀려난 환율은 개장 초반 1130원대 초반까지 레벨을 낮췄다.
하지만 이후 환율은 저가 매수 심리와 목요일 결제 수요 등에 반등하기도 했다.
오전 중 1138.20원까지 반등한 환율은 그러나 다시 아래쪽으로 방향을 돌렸고 개장 초반 머물렀던 레벨을 지나 1120원대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이날 저점은 1125.70원이었다.
여기에는 최근 고조됐던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누그러진 것이 주효했다.
이날 국내 증시가 1% 가까이 상승한 가운데 시장의 롱 포지션들이 빠르게 정리됐다. 이날 한국은행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것도 원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 시중은행의 딜러는 "네고 등 물량이 많았던 것 같지는 않고 역내외로 다들 롱스탑하는 분위기였다"면서 "시장 분위기가 밝아지는 양상이었는데 한국은행이 성장률을 높인 것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1월에 비해 0.1% 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이다.
한은은 이에 앞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는데 예상됐던 결과에 시장의 반응은 거의 없었다.
해외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엔 환율이 이날 오후 들어 반등하면서 109엔 위로 올라섰다. 엔/원 재정환율 JPYKRW=R 은 크게 낮아져 100엔당 1030원대 중반에 형성되고 있다.
코스피지수 .KS11 는 0.93% 상승 마감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소폭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 한반도 긴장감, 고비 넘었나
이번주 1150원 근방까지 올랐던 환율이 빠르게 후퇴하면서 1120원대로 레벨을 낮췄다.
리스크 오프에 기댄 시장의 롱 심리가 식은 결과로 시장 안팎에서는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정점을 지났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15일을 맞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여전한 데다 수급상으로도 배당금 역송금 수요 등이 다시 환율 상승세에 불을 붙일 가능성도 충분한 상황이다.
한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역외가 급하게 롱을 던지면서 환율이 과하게 밀린 것 같다"면서 "1150원 위는 어렵다는 게 확인됐지만 다시 오를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그러면서 "삼성전자 배당금이 나가는 24일까지는 환율이 많이 밀리기 어렵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시장에서는 환율이 1120원대로 급락한 뒤 외환당국이 달러 매수 개입에 나섰을 가능성이 추정되기도 했다.
▶ 시가 1134.5 고가 1138.2 저가 1125.7 종가 1129.7
▶ 거래량 : 서울외국환중개 81억9000만 달러
한국자금중개 5억4500만 달러
▶ 14일자 매매기준율 : 1131.9
▶ 외국인 주식매매자금 : 유가증권시장 354억원 순매도
(이경호 기자; 편집 전종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