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2월08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절묘한 시기에 금융위기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주 화요일은 HSBC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문제를 공개한 지 정확히 10년이 되는 날이었다. 비우량 주택담보대출로 인한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HSBC는 이를 감당하기 위해 18억달러의 자금을 추가로 조달해야했다. HSBC의 발표가 있었던 그 다음 날, 미국 대형 주택 대출 업체인 뉴센추리가 2006년 실적을 수정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신용 경색이 글로벌 침체로 발전했고 이 때문에 미국만 해도 30조달러의 대가를 치러야 했다.
2013년 댈러스 연방은행은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치르게 된 비용을 최대 30조달러라고 추산했다. 이 숫자는 트럼프 행정부, 공화당, 금융계가 규제 완화를 외치고 있는 지금 다시 한번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이 금액은 활기와 규제 완화가 뼈 아픈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교훈을 적절한 때에 다시 떠올리게 한다.
최악의 금융 위기 이후 나타난 과도한 규제 강화가 다소 완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소형 은행들의 경우, 새로운 규제로 인해 과도한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과도하게 느슨한 대출, 상충된 신용 평가, 왜곡된 보상 체계 등 2007년 이전에 있었던 방만한 관행은 해결되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이러한 관행이 금융계에 뿌리내리게 된 것은 글래스-스티걸법 등 규제에 대해 불만을 가진 은행들이 의회와 감시단체에 이 규제를 철폐하도록 설득하고 나선 다음이다. 이후 은행들은 리스크를 과소 평가하고 긍정적인 면만을 과장했다. 2007년 월가 경영자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매출의 고작 몇 퍼센트밖에 차지 하지 않으므로 큰 해악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의 일이다. 그러나 몇 주가 채 되지 않아, 경영자들은 손실이 얼마나 크게 불어날지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와 비슷한 편협한 태도가 모든 업종에서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은행들 사이에서 다시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세금 인하와 규제 개혁 등 혜택을 주는 공약들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와 미국 최우선 정책이 미칠 여파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금융위기의 여파는 오래 지속됐다. 웰스파고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실시한 분석에서는 금융위기가 GDP에 손실을 초래했고 이러한 손실은 2008~2015년 기간 동안 매년 늘어나, 기업들의 설비 투자를 20%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준비제도가 유례없이 수용적인 통화 정책을 실시해 자산 가격이 상승했지만 시티나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금융 기업들은 여전히 금융위기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자산들을 청산하려고 한다.
미국 경제는 탈규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보다는 느린 속도로 성장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6~7년마다 찾아오는 침체기를 맞을 만큼 둔화하고 있지도 않다. 미국 경제가 현재의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는 것만해도 기억할 만한 큰 성과일지도 모른다.
* 본 칼럼은 안토니 커리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원문기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