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기자회견, 친(親) 성장 메시지 기대했던 시장 실망시켜
* 달러/엔, 한달 저점인 114.26엔까지 하락
* 멕시코 페소는 달러에 사상 최저치 기록
뉴욕, 1월12일 (로이터) - 달러가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기자회견 이후 앞서의 랠리를 반납하고 주요 통화 바스켓에 1개월래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트럼프가 친성장 정책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기대했던 달러 강세론자들은 트럼프의 기자회견 내용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기자회견 전에 유로와 스위스프랑 대비 1주일 고점, 그리고 파운드 대비 3개월 고점까지 전진했던 달러는 기자회견이 시작되면서 하락세로 반전됐다. 트럼프는 미국의 정보 기관과 자신이 러시아에 약점을 잡혔다고 주장한 일부 언론들을 비난했다. 하지만 경제정책 어젠다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공공지출을 확대하고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 쌓아두고 있는 돈을 본국으로 가져오게 만드는 인플레이션 강화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꾸준한 속도로 금리를 올리게 유도할 것이라는 견해에 베팅해왔다.
이 같은 베팅에 힘입어 통화바스켓 대비 달러지수는 작년 11월 8일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4% 넘게 올랐고 지난 3일에는 103.820까지 전진, 14년 고점을 찍었다.
트럼프 기자회견을 앞두고 1주일 고점인 102.950까지 상승했던 달러지수는 12월 14일 이후 최저인 101.280까지 후퇴했다. 달러지수는 이후 낙폭을 줄여 뉴욕거래 후반 0.15% 내린 101.860을 가리켰다.
BK 자산운용의 매니징 디렉터 캐시 린은 "시장은 트럼프가 그의 재정지출 계획에 관한 특징과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않은 데 실망했다"고 말했다.
유로/달러는 트럼프 기자회견 후 1.0622달러까지 전진, 전일 기록한 11 거래일 고점 1.0626달러 바로 아래 지점까지 접근했다. 뉴욕장 후반 유로/달러는 1.0573달러로 0.19% 올랐다. 유로는 기자회견 전 1주 최저인 1.0455달러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했다.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전에 116.85엔까지 상승했던 달러/엔은 기자회견 시작 후 한달 저점인 114.26엔까지 가파르게 하락했다. 거래 후반 달러/엔은 0.25% 후퇴, 115.47엔에 거래됐다.
씨티그룹의 G10 FX 전략 글로벌 헤드 스티븐 잉글랜더는 "시장은 다소 비현실적 기대감을 지녔었다"고 밝혔다.
달러의 전반적 약세 흐름에도 불구하고 멕시코 페소는 트럼프의 기자회견 이후 미국 달러당 22.0440페소까지 하락,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트럼프는 미국 자동차 업체들에 멕시코에서 자동차를 생산해 미국으로 들여올 경우 높은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