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사진=뉴스1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 비중이 36.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9년 기업경영분석'을 보면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은 조사 대상 기업의 36.6%로 2018년(35.2%)보다 1.4%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이자보상비율 기업 비중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9년 후 가장 컸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이 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국세청에 법인세를 신고한 비금융기업 74만1408곳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2017년 32.3%, 2018년 35.2%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이자비용도 못 갚는 기업이 불어난 것은 실적이 나빠진 영향이다.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영업손실을 낸 기업(이자보상비율 0% 미만 기준) 비중은 2017년 27.6%, 2018년 29.5%, 2019년 30.5%로 늘었다. 매출 증가율도 2017년 9.2%, 2018년 4%, 지난해 0.4%로 매년 하락했다. 작년 미·중 무역분쟁으로 세계 교역량이 줄어들면서 기업 수출길이 좁아드는 등의 영향이 반영됐다.
업종별로 보면 제품 가격 하락 여파로 화학제품업체 매출이 지난해 5.2%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이 부진한 여파로 전자·영상·통신장비업체 매출도 8.1% 줄었다. 작년 겨울철이 예년에 비해 따뜻해지면서 냉낭방 수요가 줄어 전기·가스업체 매출도 2.4% 감소했다. 기업규모 별로 보면 대기업 매출이 2.3% 줄어든 반면 중소기업 매출은 4.2% 늘었다.
매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영업이익률도 하락했다.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 6.1%, 2018년 5.6%, 2019년 4.2%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말 기업의 부채비율은 115.7%로 전년 말(111.1%)보다 4.6%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늘어난 여파다. 작년에 새 회계기준(IFRS16)이 도입되면서 항공사들이 기존에 매출로 회계처리했던 운용리스를 부채로 반영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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