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억원 이상의 전환사채(CB) 발행을 성사시킨 LG디스플레이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1년 뒤 신주로 전환될 수 있는 채권이 대량으로 발행되면서 유통주식 물량 확대에 따른 주식가치 하락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적 악화와 일본의 수출규제 방침에 따른 투자심리 냉각으로 공매도 물량이 늘던 와중에 주가를 짓누르는 또 다른 악재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는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250원(7.94%) 하락한 1만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29일(1만5700원)에 이어 사상 최저가를 경신했다. 대규모 CB 발행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가 매도세에 불을 붙였다. LG디스플레이는 해외에서 6억8780만달러(약 8134억원) 규모 CB 발행을 성사시켰다고 이날 공시했다.
8월 22일 발행 예정인 이 CB 만기는 5년, 금리는 연 1.5%로 결정됐다. 주식 전환가격은 전날 종가보다 26% 높은 1만9845원으로 결정됐다. 투자자들의 주식 전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해지는 내년 8월 23일 이후 해당 CB가 모두 LG디스플레이 신주로 전환되면 전체 발행 주식의 10.2%인 4098만8998주가 시장에 풀리게 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 11일 2만2100원을 찍은 후 내리막을 타며 3개월간 34.38% 떨어졌다. 실적 부진에 대한 실망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 회사는 디스플레이업황 악화로 올해 상반기 500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최근엔 일본의 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 방침으로 더 험난한 영업환경에 내몰릴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흐름이 지속되면서 공매도 대기물량은 불어나고 있다. 지난 30일 기준 LG디스플레이의 주식 대차잔액은 4762만4765주로 3월 말(3883만3507주) 이후 22.6% 증가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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