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지역 ‘뷰티 허브’가 한국으로 옮겨 가고 있습니다. 기술력과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있는 곳이죠.”
랄프 구스코 바이어스도르프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사진)는 24일 기자를 만나 “130여 년의 제조 노하우와 글로벌 유통망을 갖춘 니베아와 K뷰티 기업이 협력한다면 ‘1+1=3’ 같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바이어스도르프가 한국 뷰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투자와 멘토링 서비스를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를 자처하고 나선 이유다. 1880년 설립된 바이어스도르프는 니베아 라프레리 등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세계 7위 화장품 기업이다. 이달 초엔 국내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경진대회 ‘니베아 액셀러레이터(NX) 프로그램’을 통해 5개 기업을 선정했다. 바이어스도르프가 특정 국가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경진대회를 연 건 처음이다.
바이어스도르프도 약사와 피부과 전문의의 파트너십에 기반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으로 성장했다. 구스코 대표는 “한국에 일찌감치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1980년대 LG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니베아 등 보디용 제품이 주력인 바이어스도르프는 아시아 시장에 보다 다양한 페이스 케어 제품을 선보여야한다는 과제를 갖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혁신을 수혈하려는 것도 이번 대회를 개최한 이유 중 하나다. 구스코 대표는 “효율적으로 자원을 활용하고 아이디어를 거침없이 사업화하는 스타트업의 경영방식도 배우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 대회에서 뽑힌 스타트업은 언파코스메틱, 레지에나, 리메세, 글로우힐, 판다 등 5개다. 바이어스도르프는 기업당 1억원씩 투자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비즈니스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구스코 대표는 “이들 회사의 제품을 바이어스도르프의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해 판매하는 등 모든 기회가 열려 있다”며 “맞춤형 지원을 통해 ‘제2의 바이어스도르프’를 탄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선 “유럽 등 해외 진출을 위해 필요한 제반 요건을 거의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직도 한국 중소·중견기업에는 미국·유럽 시장은 너무 벽이 높아 진입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수입 규제나 각종 인증 제도를 통과하고 마케팅 노하우 등을 전수받기 위해선 글로벌 기업과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이밍 응 트라이브벤처스 파트너 "싱가포르에 온 글로벌 인재들...
글로벌 VC들, 인도네시아 스타트업에 '눈독'
스타트업 생태계…서울은 '30위 밖'
2년차 '스타시옹F'…1000여개 스타트업 '길드'로 뭉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