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만1827대.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한 차량(승용차 기준) 대수다. 2017년(65만6618대)과 비교하면 5.4% 늘었다. 2002년(73만2549대) 이후 최다 판매다. 2002년 월드컵 특수를 감안하면 사실상 창사 이래 최고 기록인 셈이다.
현대차가 중국과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거둔 기대 이상의 성적이다. 현대차 내부적으로도 ‘가뭄의 단비’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내수경기 침체와 자동차산업 위기론 등 악재가 많은 상황에서 현대차가 선방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차 판매의 1등 공신은 준대형 세단 그랜저(사진 아래)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사진 위)다. 두 차량은 나란히 국내 판매 1, 2위 자리를 차지했다. 그랜저는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10만 대 넘게 팔렸다. 또 2년 연속 판매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랜저가 국내 판매 1위 자리에 오른 건 2017년이 처음이다. 지난해 판매량은 11만3101대. 2017년(13만2080대)과 비교하면 조금 덜 팔렸지만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싼타페 인기는 더욱 거세다. 연간 판매량(10만7202대)은 그랜저에 밀렸지만, 지난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그랜저보다 더 인기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한국에서 SUV가 연 10만 대 이상 팔린 건 사상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싼타페 돌풍이 ‘승용차=세단’이라는 공식까지 깼다는 분석이 나온다.
2000년 이후 판매량 1위 자리를 가장 많이 차지한 차종은 현대차 쏘나타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1년 연속 1위를 놓치지 않으면서 ‘국민차’라는 별칭을 얻었다. 2010년에만 15만2023대가 팔렸다.
업계는 올해 현대차 국내 판매량이 70만 대를 돌파할 것인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랜저와 싼타페의 판매량이 공고한 상황에서 지난해 말 나온 대형 SUV 팰리세이드도 초반 기세가 만만치 않아 70만 대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오는 3월께 가세하는 ‘국민차’ 쏘나타의 새 모델도 여기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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