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와 자회사인 샘표식품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움직이고 있다. 남북한 경제협력 수혜와 국제 콩(대두) 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기대로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등락이 심한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샘표식품은 1300원(3.72%) 오른 3만6200원에 마감했다. 장중 3만8100원(9.17%)까지 올랐다. 샘표도 이날 장중 13.88%까지 올랐다가 장 후반 상승폭을 반납하며 1.94% 오른 4만9950원에 장을 마쳤다.
샘표와 샘표식품 주가가 오르는 것은 두 가지로 설명된다. 먼저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다. 샘표 창업자인 고(故) 박규회 회장은 함경남도 흥남 출신이다. 1946년 처음 사업을 시작한 이유도 피란민들에게 질 좋은 장을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통일이 되면 북한에서도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남북 경협주로 분류됐다. 남북한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달 17일 샘표가 상한가를 기록하고, 샘표식품이 16.52% 급등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미·중 무역분쟁에서 수혜를 입는 종목으로 꼽히는 것도 주가가 요동치는 이유로 꼽힌다. 샘표식품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은 고추장, 된장 등 장류에서 나온다. 주요 재료는 대두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미국산 대두를 중국에 팔기 어려워져 국제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산 대두에 25%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11월 만기 대두 선물은 부셀(27.2㎏)당 857.75센트에 거래됐다.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된 4월과 비교해 15% 넘게 떨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두 가격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하락하고 있으며, 남북 경협주가 조정받는 와중에 샘표와 샘표식품만 급등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지난 7월에도 두 종목이 한 차례 급등했다가 한 달 만에 고점 대비 40% 이상 빠졌던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샘표에 주가급등과 관련해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답변시한은 4일 오후 6시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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