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한국일반] 국제유가가 오르고 달러 초강세가 겹치면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파도가 우리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9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유로·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지난 7일 밤 105대로 오르면서 올해 3월 이후 반년 만에 최고 수준에 달했다
국제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는 상반기 60달러대에서 안정되는 듯 했으나 이달 배럴당 90달러를 넘기더니 현재는 90달러 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러시아와 사우디의 지난 5일 감산 연장 발표가 글로벌 원유 공급 감소 우려를 키워 유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이에 브렌트유는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이 같은 유가 상승은 미국의 고금리 지속 유인이 커졌다는 시장 예상을 강화해 달러지수를 부채질한 측면도 있다.
원유 값이 오르면 국제금융시장만 아니라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은은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수준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아직 지난해 9월 유가가 전월비 하락한 역 기저효과가 남아있는 데다 최근 국제유가 오름세가 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농후하기 때문이다.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추석을 필두로 하는 연휴를 앞두고서는 수요가 꿈틀대면서 물가를 자극할 여지도 많다.
기업과 가계를 짓누른 고금리 환경도 여전하다. 최근 가계부채 우려 등으로 인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내년 초나 늦게는 내년 중순까지 인하 기대 시점이 지연된 상태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유가 상승에 따라 물가 반등이 관측되고 이것이 강달러를 부추겨 환율을 올리는 총체적인 3고 현상이 그림자를 드리운 셈이다.
최근 국제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 원화는 달러당 133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1400원대로 치솟았던 지난해 말보다 괜찮은 수준으로 보이나 엄연히 고환율에 해당한다.
정부와 한은은 4분기 수출 증가 전환을 내다보면서 상저하고 전망을 유지 중이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지난 8일 국제수지 설명회에서 최근 상품수지가 불황형 흑자 양상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7월 수출(통관 기준)은 회복세가 다소 주춤했으나 4분기엔 수출 증감률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라며 "그간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에 경제가 좋은 상황이라고 할 수 없어도 둔화했다가 회복하는 양상이지 불황에 빠진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상저하고가 실현되더라도 정작 국민은 이를 체감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금리 위에서 9월 물가 상승률이 더 오르고 고환율까지 지속한다면 팍팍한 국민 생계가 나아질 수 있을 리는 만무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