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 사진 출처 = 이코노믹리뷰 DB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경기 평가에서 미 경제와 고용 시장이 7월과 8월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했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6일(현지시간)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을 통해 "7월과 8월 대부분 지역에서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지난달 28일까지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 관할 구역의 경기 흐름을 평가한 것이다. 오는 19~2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연준은 베이지북에서 "관광과 관련한 소비가 예상보다 강했다"면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억눌렸던 펜트업 소비의 마지막 단계로 진단했다.
연준은 그러면서 "대부분의 지역에서 인플레이션이 전반적으로 둔화됐고 특히 제조업과 소비재 부문에서 더 빠른 속도로 둔화됐다"며 "전반적으로 경제 성장이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또한 "상반기에는 예상보다 임금 상승이 컸지만, 하반기에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측한다"고 설명했다.
일자리 증가세 또한 전국적으로 둔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대부분 지역에서 숙련된 근로자 수가 제한된 탓에 노동시장 불균형은 지속되고 있다고 베이지북은 부연했다.
앞서 공개된 8월 고용보고서에서도 실업률이 약 1년 반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고 임금 상승폭이 예상보다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부터 미국의 기준금리를 5%이상 끌어올린 연준은 추가 금리인상을 두고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연준 고위 당국자들은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앞으로 나올 데이터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보스턴에서 열린 행사에서 "정책금리의 정점에 가까워졌거나 심지어 정점에 있을 수 있다"면서도 "입수되는 데이터에 따라 추가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책주기의 이 단계에서는 인내심, 전체적인 데이터 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준 내 매파로 평가되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5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지표들을 얻고 있다"며 "덕분에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금리 인상 관련 절차를 신중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사는 최근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는데, 이것이 일시적인지 (지속적) 추세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필요하다고 판단해 금리를 한차례 추가로 인상한다고 해서 반드시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9월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0%를 넘어서며 기정사실화하고 있지만, 11월에는 동결과 인상 가능성이 약 55% 대 42%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앞서 Fed가 공개한 6월 점도표 상으로는 연내 한 차례 더 인상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동결에 좀더 무게를 두고 있다. 올해 남은 FOMC는 9월, 11월, 12월 등 세 차례다.
한편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미국의 서비스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남아 있는데다 유가 상승세가 맞물리며 주식 시장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는 전장 대비 198.78포인트(0.57%) 떨어진 3만4443.19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1.35포인트(0.70%) 내린 4465.4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48.48포인트(1.06%) 하락한 1만3872.47에장을 마쳤다.
미국 경제지표가 견조한 양상을 보이면서 10년물 미 국채수익률과 2년물 국채수익률은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거래일 3시 기준보다 2.90bp 상승한 4.293%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