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웨이코에서 열린 2024년 대통령선거 첫 유세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ㆍ현직 미국 대통령을 통털어 처음으로 형사 기소됐다.
미국 뉴욕 맨해튼 대배심은 30일(현지시간) 투표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결정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맨해튼 지방검찰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대선을 한달 앞둔 시점에 전직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가 10년 전 자신과의 성관계를 폭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변호사를 통해 13만달러(1억7000만원)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회계 장부를 조작해 뉴욕주법을 위반하고 연방 선거자금관리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다.
검찰은 이에 따라 법원에 대배심을 구성, 공소 여부의 판단을 맡겼고 대배심은 이날 의결 절차를 거쳤다. 대배심은 미국 검찰이 중대 범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경우 국민의 의견을 듣기 위해 거치는 제도다. 대배심에선 검찰 측의 수사 증거를 듣고 비공개로 심사해 피의자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미국의 전직 또는 현직 대통령이 형사기소된 것은 건국 이래 처음이다. 미국에서는 암묵적인 정치보복 금지 룰에 따라 전직 대통령의 범죄 의혹이 있더라도 기소하거나 사법처리한 사례가 없다.
이번 기소는 내년 대선 재출마를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검찰 기소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CNN은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다음 주 초 체포영장이 발부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