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금·은·동·철 등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면서 ‘왕’으로 군림하던 달러의 가치가 꺾인 데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본격화하면서 산업용 금속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상승에 따른 부담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치솟는 금·은·동·철 가격 이미지 크게보기 이미지 크게보기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김선우 기자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지난 26일 트로이온스당 1930달러(종가 기준)를 기록했다. 3개월 전인 작년 10월 27일(1665.6달러)보다 15.8% 올랐다. 최근 금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역대 최고가인 2069달러를 넘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같은 귀금속 자산으로 묶이는 은도 마찬가지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3월물 은 선물은 3개월 동안 23.2% 오르며 트로이온스당 24.02달러를 기록했다.
달러 강세가 크게 꺾인 데다 경기침체 우려로 금과 은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작년 10월 말 111.4에서 최근 101.7까지 내려앉았다. 통상적으로 달러 가격과 금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금과 더불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 금리가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것도 금 수요에 불을 지폈다는 분석이다.
구리(동) 가격도 귀금속 못지않게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중국이 방역 단계를 완화하고 본격적으로 경제활동에 나서자 산업용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서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의 구리 현물 가격은 작년 10월 27일 t당 7777달러에서 이달 26일 9288.5달러까지 치솟았다. 비슷한 산업용 금속인 중국산 철광석 가격도 비슷한 기간 t당 85.2달러에서 122.2달러로 뛰었다.
전문가들은 금·은·동·철의 상승세가 오래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은 단기적으로 급등한 데 따라 한 차례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내다본다면 추가적인 상승도 기대해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산업용 수요가 많아진 구리와 철도 중국 경기 회복세에 따라 더 오를 것이란 예상이다.
고찬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 가격이 가파르게 올라 부담스러운 수준이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올해 말 트로이온스당 2100달러 선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산업용 금속의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2~3월 중국발 수요에 따라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게 맞는 투자 상품은?금·은·동·철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관련 투자 상품의 수익률도 뛰고 있다. 대표적인 투자 상품으로는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이 꼽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7일 기준 국내 상장된 금펀드 12종은 최근 3개월 동안 평균 18.74% 상승했다. 에프앤가이드의 테마형 펀드 가운데 3개월 수익률 2위를 기록했다. 구리·철광석 등에 투자하는 펀드·ETF들도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KODEX구리선물’은 최근 3개월간 24.6%, ‘TIGER200철강소재’는 같은 기간 17.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간접투자형인 펀드와 ETF는 직접투자에 비해 투자 난도가 낮고 운용사별로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ACE골드선물레버리지’ ETF는 국제 금 선물 지수인 ‘S&P GSCI 골드초과수익지수’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또 다른 금펀드인 IBK자산운용의 ‘IBK골드마이닝’은 글로벌 금광기업에 투자한다.
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면 펀드·ETF보다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다양한 ETN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 ‘삼성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은 최근 1개월(12월 27일~1월 27일)간 24.4%의 수익률을 거뒀다. ‘대신 2X 철광석 선물 ETN’도 같은 기간 27.08%의 수익률을 올렸다. 향후 가격 하락에 베팅한다면 인버스 상품을 고르면 된다.
금·은에 투자할 경우 KRX금시장이나 금·은통장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KRX금시장은 현물 금을 바탕으로 한다. 1g 단위로 투자할 수 있어 소액투자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매매차익에 따른 세금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펀드·ETF·ETN은 매매차익에 15.4%의 배당소득세를 부과하지만 KRX금시장에서 거래할 경우엔 매매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와 배당소득세가 면제된다. 보유한 금이 100g 이상이면 현물 인출도 할 수 있다.
금·은통장은 투자자가 계좌에 돈을 넣으면 현재 시세의 금·은 가치만큼을 보유하는 구조다. 통상 0.01g 단위로 매매할 수 있다. 다만 매매차익에는 15.4%의 배당소득세가 적용된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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