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 20일 오후 3시28분
SK E&S가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로부터 725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유치한다. 100% 자회사인 부산도시가스를 기초자산으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서다. SK E&S는 지난해 2조4000억원 규모의 우선주 투자를 받은 데 이어 총 3조1250억원을 KKR로부터 조달하게 됐다. 최근 부동산 매각 대금까지 포함하면 1년 새 이 회사가 확보한 현금은 3조8000억원에 달한다. 수소, 신재생에너지, 저탄소 LNG(액화천연가스) 등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의 변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 E&S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부산도시가스를 기초자산으로 7250억원 규모의 RCPS를 발행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22일 해당 RCPS를 KKR이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번 거래는 지난해 10월 2조4000억원의 RCPS를 발행한 것과 같은 구조다. 당시에 △코원에너지서비스 △강원도시가스 △영남에너지서비스 △전북에너지서비스 △전남도시가스 △충청에너지서비스 등 총 6개 도시가스 자회사가 기초자산이 됐지만 부산도시가스는 제외됐다.
SK E&S는 1년여 만에 3조8000억원에 이르는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최근 보유 부동산을 매각해 확보한 6328억원을 포함해서다. SK E&S는 지난달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있는 부산도시가스 사옥 부지를 대우건설·큐브리얼인베스트·NH투자증권·삼성증권·SK증권 컨소시엄에 팔았다.
이 회사는 확보한 현금을 추가 기업 인수합병(M&A)과 설비 투자 등에 활용해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최근 2년여에 걸쳐 미국 수소 기업 플러그파워와 에너지솔루션 기업 키캡처에너지, 레브리뉴어블스 등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도 이 같은 사업 재편의 일환이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기업가치 3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SK E&S의 지분 90%를 보유한 SK㈜의 재무구조 개선에도 활용할 것으로 IB업계는 보고 있다. SK E&S의 지분 10%는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하고 있다.
이번 RCPS의 만기는 30년이다. SK E&S는 5년 후부터 상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상환 시 현금으로 돌려줄 수도 있고, RCPS의 기초자산인 도시가스 자회사들로 갚을 수도 있다. 상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KKR은 RCPS를 SK E&S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을 갖는다.
KKR은 1년 만에 추가로 거래를 성사시키면서 SK그룹과의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이번 거래는 KKR 아시아태평양 인프라 투자팀의 김양한 부사장이 이끌었다. 맥쿼리자산운용 출신인 김 부사장은 2019년 KKR에 합류한 뒤 폐기물 기업 에코그린홀딩스 경영권 인수 등에 관여했다.
김채연/차준호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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