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형수 기자]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L’Oreal SA (EPA:OREP))이 스위스 화장품 제조사 미벨(Mibelle) 자회사인 고운세상코스메틱 인수를 추진한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은 K화장품 브랜드 닥터지(Dr.G) 운영사로 6년 전 스위스 최대 유통기업 미그로스그룹에 매각된 바 있다. 로레알은 고운세상코스메틱 인수를 통해 글로벌에 확산하고 있는 K뷰티 트렌드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23일 영국 로이터(Reuters) 등 외신에 따르면 로레알은 미벨과 고운세상코스메틱 인수 관련 최종 협상에 들어갔다. 로레알은 전략적 검토 과정을 거친 이후 스페인 투자은행 알란트라(Alantra)를 자문사로 선정했다.
고운세상코스메틱 매각에 재차 나선 미벨과 화장품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를 노리는 로레알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면서 이번 고운세상코스메틱 매각 협상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K뷰티 인기에 힘입어 닥터지의 해외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로레알의 입장에서 매력적인 인수 대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고운세상코스메틱이 지난 20일 올해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해외 사업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67% 급증했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은 일본, 미국, 베트남 등 전세계 13개국에서 닥터지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일본 매출이 지난달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27% 늘어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일본 3대 버라이어티숍인 로프트(LOFT), 핸즈(HANDS), 프라자(PLAZA) 등의 오프라인 매장 입점 매장 숫자를 연초 3400여개에서 지난달 1만1000개로 늘리며 현지 유통망 확대에 주력한 것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동남아 시장 확대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21년 베트남 진출 이후 3년 만에 왓슨스, 가디언 등 2000개 오프라인 매장 입점 완료했다. 지난 8월 태국 이브앤보이, 뷰트리움, 왓슨스, 부츠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도 공식 입점했다. 신규 진출한 태국 분기별 평균 성장률은 51%에 달한다.
올해 하반기 미국 대형 전자상거래 사이트 아마존 (NASDAQ:AMZN)(Amazon)을 통해 닥터지를 론칭하고 북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닥터지 대표 제품 △레드 블레미쉬 클리어 수딩 크림 △브라이트닝 필링젤 △레드 블레미쉬 오일 컨트롤 페이퍼 등이 인기를 끌며 월평균 117% 매출 성장률을 기록, 초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내년 핵심 해외 전략시장으로 선정한 일본과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30년 한·미·일 시장 내 레드 블레미쉬 라인 1위 등극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시장 일각에선 이르면 오는 30일 고운세상코스메틱 인수 협상이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양측은 인수전에 말을 아끼고 있다. 로레알과 미벨 모두 고운세상코스메틱 인수·매각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