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아이클릭아트
[인포스탁데일리=원주호 기자]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CPI)이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물가에 대한 우려감이 확대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가 11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것이라고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물가는 하방 압력에 점차 무게가 실리며 근원 물가가 내년 초부터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물가는 높고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서도 "현재 물가에 매몰돼 물가에 대한 과도한 불안을 가지기 보다는 균형잡힌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물가 하락을 시사하고 있는 요인들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 연구원은 물가 둔화를 시사하는 요인으로 긴축적 통화정책, 강달러, 임금상승률 둔화, 주택가격 등 주거비 선행지표, 공급 병목 현상 완화 등을 꼽았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있지만 통화정책의 시차를 고려할 때 올해 3월부터 9월까지 물가에 통화정책이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연준의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위로 올라간 시점이 9월임을 감안하면 가파른 금리인상의 여파는 이달 이후의 물가에 반영되는 폭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또 "달러화 강세는 미국의 수입물가를 하락을 통해 미국 내 인플레이션 완화에 도움이 된다"며 "올해 달러인덱스 기준 달러화는 17% 이상 상승했고 미국 수입물가 상승률은 G10 평균보다 낮다"고 했다. 연준의 긴축 속도와 유럽 경기침체 우려 등을 감안할 때 달러화 강세는 지속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임금 상승률 둔화도 가시화되고 있다. 애틀랜타 연준에서 집계하고 있는 임금 상승률이 지난 달 올해 들어 처음으로 둔화됐다. 그는 "미국 고용이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여전히 양호하지만 최근 발표된 빈 일자리수(8월)가 약 10% 감소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CPI의 주거비를 선행하는 다양한 지표들의 둔화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 최 연구원은 "주거비 선행지표의 흐름을 감안할 때 근원 물가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주거비 물가는 내년초부터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상품가격 하락세가 가시화되고 있고, 중고차가격 선행지수 감안할 때 중고차와 신차의 물가 영향도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주호 기자 nm13542@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