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1’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올해 포럼은 다음달 2~3일 같은 곳에서 열린다. 한경DB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고조,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겹치면서 세계 자유 무역 시스템의 근간이던 세계무역기구(WTO) 체제가 1995년 출범 후 27년 만에 무력화되고 있다. 세계화 흐름에 역행하는 ‘탈세계화’가 가속화하면서 기업들도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업들이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는 분야는 공급망 관리(SCM)다. 그동안 공급망 관리에선 재고를 최소화하고 수요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적기 생산(just in time)’이 정석처럼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세계 곳곳의 공장이 마비되고 물류가 지연되면서 이 방식도 한계를 드러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무역 제재가 벌어지고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업들은 대안 찾기에 나섰다.
세계화가 한창이던 시절에는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세계 각국에 생산기지를 배치했던 ‘오프쇼어링(offshoring)’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탈세계화 흐름에 맞춰 해외로 이전했던 생산 시설이 자국으로 돌아오는 ‘리쇼어링(reshoring)’은 물론 인접국에 생산라인을 분산하는 ‘니어쇼어링(nearshoring)’, 우호국에 생산 시설을 배치하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등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세계화로 인한 국제 분업의 혜택을 본 한국이 탈세계화의 타격을 더 크게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요 국가가 산업 내재화에 속도를 낼 경우 한국처럼 무역을 근간으로 삼은 국가의 설 자리가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 2일 오전 11시 열리는 ‘탈세계화와 신냉전’ 세션에선 국가와 기업이 미증유의 위기에서 어떤 전략을 짜야 하는지 논의할 예정이다. 박태호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원장(전 통상교섭본부장)과 더글러스 어윈 다트머스대 경제학과 교수, 올레그 이츠호키 UCLA 교수,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등이 참여한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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