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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새 7배' 유연탄發 충격…시멘트업계 수익성 '빨간불'

입력: 2022- 09- 25- 오후 11:11
© Reuters.  '2년새 7배' 유연탄發 충격…시멘트업계 수익성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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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한 시멘트공장에 적재된 유연탄. 한경DB 올들어 화물연대 파업, 유연탄 가격 폭등 등 영향으로 시멘트업계의 제조 원가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세아시멘트는 장기 옵션계약으로 저렴하게 유연탄을 조달해 그나마 수익성을 방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레미콘업체 중에선 ㈜동양이 신사업 진출로 원자재 가격 급등의 악재를 돌파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20년 대비 7배로 오른 유연탄 가격...시멘트 제조 비용 급등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쌍용C&E, 한일시멘트, 삼표, 성신양회 등 국내 7곳 시멘트업체들의 평균 매출원가율은 83%를 기록해 전년 동기(78%) 대비 크게 증가했다. 매출원가는 재료비, 공장 근로자 임금, 전기료, 수도료 등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을 의미하며 매출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매출원가율)이 높을 수록 수익성은 낮아진다.

시멘트 제조원가의 3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이후 급등하면서 시멘트업계의 제조 비용을 끌어올렸다. 영국 유연탄 가격 평가기관인 GCI에 따르면 작년 평균 유연탄 가격은 톤당 137달러로 이미 전년 평균(60달러) 대비 2배가 넘었다. 올들어선 작년의 3배로 다시 올라 지난 20일 현재 431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과 비교하면 7배 수준으로 오른 것이다. 재료 뿐만 아니라 각종 시설 투자 비용도 매출원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목표와 환경규제 대응에 필요한 시멘트업계의 친환경 설비투자만 최근 5년간 연평균 3291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유연탄 신기록' 베팅한 아세…장기옵션으로 수익성 방어 시멘트업계 가운데 제조 원가 방어에 성공해 원자재 충격을 잘 버틴 곳은 아세아시멘트다. 아세아시멘트의 올해 상반기 매출원가율은 73%로 전년 동기(74%)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아세아시멘트가 선방한 비결은 유연탄을 다른 회사보다 싼 가격으로 조달했기 때문이다. 유연탄은 시멘트 제조 연료로 우리나라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아세아시멘트 관계자는 "작년 러시아 유연탄 물량에 대해 장기옵션계약을 체결해 현 시세보다 3분의 1 정도 가격으로 올 상반기까지 조달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유연탄가격이 이미 전년대비 2배 이상 오른 작년, 대부분 시멘트업체들은 더이상 오르지 않을 것으로 봤다. 비용을 들여 가격을 고정시켜야는 장기 옵션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아세아시멘트는 더 오른다는 데 배팅하며 장기옵션계약을 체결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친환경 생산 설비 투자를 확대해온 아세아시멘트가 폐플라스틱 등으로 유연탄 대체 비율을 높인 것도 원가 절감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다만 장기옵션계약이 대부분 상반기에 종료돼 하반기엔 다시 원가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나머지 시멘트회사들은 유연탄 가격 급등의 충격을 크게 받았다. 쌍용C&E의 매출원가율은 작년 상반기 75%에서 올 상반기 88%로, 한일시멘트는 75%에서 79%로, 성신양회는 80%에서 84%로 각각 크게 올랐다. 화물연대 파업과 이른 장마 영향으로 생산 차질이 벌어진데다 전기료, 물류비 등이 한꺼번에 오른 영향이다. 쌍용C&E의 경우 레미콘업체들의 고통을 분담하기위해 시멘트값 인상 시점을 2개월 늦춘 데다 협력업체 사고에 따른 고용노동부의 작업중지명령 영향으로 매출원가율 상승폭이 컸다는 분석이다.

실제 상반기 시멘트업체 실적을 보면 삼표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 성신양회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증가했고 나머지 쌍용C&E, 한일시멘트, 한일현대시멘트, 한라시멘트 등은 감소했다. 대기중인 시멘트 운송차량 선방한 대형 레미콘업체들…신산업으로 돌파구 마련한 동양 대형 레미콘업체들은 올들어 제조 원가 비용이 시멘트업계만큼 큰 폭으로 오르진 않았다. 유진기업, ㈜동양, 아주산업 등 상반기 실적을 공시한 대형 3개사의 올 상반기 매출원가율은 평균 91%로 시멘트업계(평균 83%)보다 높은 편이지만 전년 동기(89%)와 비교할때는 소폭 증가에 그쳤다. 레미콘업계 역시 올들어 모래 자갈 등 골재가격이 15%, 시멘트가격이 18% 각각 올랐고 레미콘운송차주의 파업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유연탄 가격의 충격을 시멘트업계가 1차적으로 흡수한데다 자체적으로 원가 절감 노력을 단행했고 지난 5월 레미콘 가격이 13%가량 오르면서 일부 숨통이 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미콘 3사 중 동양은 유일하게 매출이 두자릿수(12%이상)로 급증 했는데도 매출원가율은 오히려 낮아져 눈길을 끌고 있다. 동양 관계자는 "원자재 조달이 어려워진 시기에 건자재 유통이라는 신시장을 개척한 것이 수익성에 크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유연탄 가격이 계속 폭등하고 있어 향후 시멘트업계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유연탄은 겨울철 대비 난방 에너지 연료로 유일한 천연가스의 대체재이기 때문이다. 시멘트업체들은 이달부터 시멘트값을 11~15% 인상해 유연탄 가격의 충격을 일부 만회하려고 했지만 중소레미콘업체들이 조업 중단 카드를 꺼내며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레미콘가격 역시 추가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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