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두산에너빌리티 (KS:034020)가 미국 뉴스케일파워로부터 '또'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심 부품 공급 계약을 따냈다. 테라파워를 비롯해 글로벌 주요 SMR 업체들로부터 잇따라 수주를 확보하며 'SMR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으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2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뉴스케일파워는 최근 두산에너빌리티에 6개의 SMR용 상부 원자로 압력 용기(Upper Reactor Pressure Vessels, URPV)에 필요한 부품 공급을 위한 작업 지시서를 발행했다고 공시했다. 공급 기간은 이달 20일 시작해 오는 2027년 11월 30일 종료된다.
뉴스케일파워와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작업 지시서를 통해 구체적으로 필요한 부품을 발주했다. 공시에 언급된 부품은 긴 납기 기간이 필요한 자재를 뜻하는 LLM(Long Lead Materials)이다. URPV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특수 합금 등으로 예상된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납품하는 부품이 어느 곳에 공급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뉴스케일파워의 루마니아 SMR 사업에 투입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뉴스케일파워는 루마니아에 77MW급 SMR 6기 건설을 추진중이다. SMR 1기당 1개의 UPRV가 쓰인다. 뉴스케일파워는 이번에 확정한 작업 지시서를 통해 6개의 UPRV에 필요한 부품을 발주했다.
뉴스케일파워의 루마니아 SMR 건설 사업은 최근 본궤도에 오르며 속도가 붙고 있다. 뉴스케일파워는 지난 10월 미국 플루어(Fluor)와 루마니아 SMR 사업 관련 기본설계(FEED) 2단계 계약을 체결했다. 약 1년 동안 원자로와 원자로 건물에 대한 설계, 인허가 지원, 사업비 산출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뉴스케일파워는 작년 루마니아 SMR에 대한 FEED 1단계를 완료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뉴스케일파워는 탄탄한 동맹 관계를 바탕으로 사업 협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뉴스케일파워에 4400만 달러를 투자하고 SMR 기자재 공급권을 따냈다. 2021년 6000만 달러를 추가 투입해 협력을 공고히 했다. 2022년 4월 SMR 제작 착수 협약을 맺고 원자로 소재 제작에 필요한 금형 제작을 완료했다. 이듬해 SMR 소재 제작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대형 단조품 생산을 시작했다. 증기발생기 튜브, 용접자재 등 주요 소재를 만들고 원자로도 제작하기로 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는 물론 테라파워, 엑스에너지 등 대표적인 SMR 업체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글로벌 SMR 파운드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테라파워와 SMR 주기기 제작성 검토와 설계 지원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주기기 제작을 위한 공급 계약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엑스에너지의 SMR 주기기 제작 관련 계약도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