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이클릭아트
[인포스탁데일리=이형진 선임기자] 유로존 경기 침체가 하반기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독일 7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5.3%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러시아 가스프롬이 7월 중 유럽향 가스 공급을 축소하면서 유럽 내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라인강 가뭄에 따른 물류 차질로 에너지와 운송 가격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가스프롬이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가스공급을 다시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유로존 에너지 리스크와 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 가능성으로 하락세를 보이던 독일 10년물 금리는 물가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서 전날 1.07%에서 1.22%까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박스권을 보이던 달러·유로 환율도 하락하면서 다시 1달러에 근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에너지 차질 영향으로 독일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0%를 기록했고, 3분기는 마이너스로 전환된 가능성이 높다"며 "독일 경기가 침체될수록 유로존 경기도 함께 둔화될 수 밖에 없다"고 짚었다.
그는 "독일의 무역 비중이 13.7%로 가장 높기 때문에 독일 경제의 파급효과가 크다"며 " 물가 상승에 따른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 금리 인상 강화 가능성은 유로존 전체적인 경기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독일 생산자물가지수의 서프라이즈는 유로존의 경기침체를 넘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가시화됐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수출에서 EU가 차지하는 비중은 9.9%로 중국, ASEAN, 미국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EU가 한국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중국 경기 영향력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고, 오히려 미국과 중국 경기를 통해 우리 수출에 미치는 간접적인 영향이 더욱 크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기준 미국과 중국이 EU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9%로 역외 국가 중가장 비중이 높다"며 "EU는 중국의 가장 큰 교역 상대이기 때문에 EU 경기 둔화는 중국 수출 부진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그는 "2012년 재정위기 당시 유로존 경기가 침체된 영향이 G2 경기 둔화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교역량이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런영향으로 2012~2013년 우리 수출도 마이너스를 지속하는 등 우리나라 경기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미 올해 상반기 유로존 경기 둔화와 중국 경기 부진이 겹치면서 글로벌 교역량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우리 수출의 부진은 심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형진 선임기자 magicbullet@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