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던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와 골판지 원지 제조사 태림페이퍼가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을 냈다. 국내외 증시 급락에 기관투자가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최악의 경우 지난 6일 상장을 철회한 보안전문기업 SK쉴더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두 회사 모두 상장 강행 의지는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 자회사인 원스토어는 이날 오후 5시까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했지만 수요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전날부터 이틀간 전체 공모주식의 75%인 499만5000주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했다. 희망공모가 3만4300~4만1700원 기준 1713억~2083억원 규모다.
참여 기관은 수십 곳에 불과했고 대부분이 희망가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투자운용사 관계자는 “전날 미국 주가가 하락한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공모가가 높다고 평가한 기관이 많았다”며 “기관들에서 조달해야 하는 금액도 2000억원대로 적지 않아 모집 수량을 채우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수요예측을 한 태림페이퍼도 기관 모집 물량을 채우지 못했다. 이 회사는 기관투자가의 참여가 저조하자 이날 오후 4시 긴급 대책 회의를 열어 희망 공모가를 20% 이상 내리기로 했다. 공모가를 낮춰서라도 상장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한 것이다. 이 회사의 희망 공모가는 1만9000~2만2000원이었는데, 1만5000원대에 결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주식 수도 축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태림페이퍼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6159억원에서 5000억원대로 낮아진다.
증권가에서는 최악의 경우 두 회사가 상장을 철회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가 9일 기자간담회에서 “상장을 철회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했지만, 기관투자가에 배정된 모집 물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후속 공모 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 원스토어와 태림페이퍼는 11일 최종 수요예측 결과를 발표하고 공모가를 확정한다. 이어 12일과 13일 나란히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일정을 진행한다.
전예진/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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