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지난 1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한국 기업 최초로 직상장했다. 쿠팡 제공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직상장한 쿠팡의 임직원 보유주식 중 3400만 주의 보호예수가 18일 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주식 수(6억9871만 주)의 4.8%에 달하는 물량이다.
매도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16일(현지시간) 쿠팡 주가는 전날 대비 6.58% 급락한 주당 47.13달러로 마감했다.
쿠팡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장보고서(S-1)에 따르면 전체 임직원에게 부여된 스톡옵션(작년 말 기준 6570만 주) 중 3400만 주의 보호예수가 18일 풀린다.
보호예수는 상장 직후 지분을 많이 가진 주주나 임직원이 일정기간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다. 다만 쿠팡의 주가가 공모가(35달러)보다 높을 경우 대주주가 아닌 직원들은 상장 후 6일째 되는 날부터 보유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예외를 인정 받는다. 쿠팡 주가는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6% 넘게 하락 마감했다.
지난 11일 상장 당시 공모가 대비 84% 급등한 64.50달러로 거래를 시작했던 쿠팡 주가는 이후 약세로 전환해 주당 50달러를 밑돌고 있다. 한때 1000억달러를 넘었던 쿠팡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808억달러로 줄었다.
쿠팡의 대주주 역시 주가가 공모가 대비 33% 이상 높을 경우(46.55달러) 상장 12일 이후부터 지분 중 일부를 처분할 수 있어 시장에 추가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쿠팡은 2010년 창업 초기부터 임직원에게 지위와 협상 조건에 따라 수백~수만 주씩 스톡옵션을 차등 지급해 왔다. 스톡옵션의 평균 행사가는 주당 1.95달러로 매우 낮다. 현재 주가 수준으로도 수십 배의 차익을 남길 수 있는 셈이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상장 직후 자신이 갖고 있는 주식 중 일부를 매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지난 11일 한국경제신문 등 뉴욕 특파원들과 화상 간담회를 갖고 있다. 줌 캡처
김 의장은 클래스A 주식 120만 주를 매도했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매도 가격은 주당 35달러(공모가)로, 총 4200만달러(약 475억원) 규모다.
김 의장은 클래스A 보통주를 한 주도 들고 있지 않지만, 일반 주식의 29배에 해당하는 차등의결권이 부여된 클래스B 보통주를 100% 갖고 있다. 보유 지분 중 일부를 팔려면 클래스B 주식을 클래스A로 바꾸면 된다. 김 의장 의결권이 종전 76.7%에서 76.2%로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확고한 경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월가에선 쿠팡의 주가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벤처투자자문사인 컨스털레이션 리서치의 레이 왕 수석 분석가는 “쿠팡은 단기 수익을 내는 데 급급해하지 않고 장기 성장과 배달망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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