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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업계 ‘퍼스트 무버’ 현대차그룹…위기 맞서 ‘정면돌파’ 택했다

입력: 2025- 01- 06- 오후 11:36
© Reuters 車 업계 ‘퍼스트 무버’ 현대차그룹…위기 맞서 ‘정면돌파’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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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경기도 고양시 현대모빌리티고양에서 열린 '2025 현대자동차그룹 신년회'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올해는 자동차 업계에선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보다 위기라고 꼽힙니다. 피해갈 수도 없는 도전의 시기입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 불확실성 때문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6일 경기도 고양시 현대모빌리티고양에서 열린 ‘2025 현대자동차그룹 신년회’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국산 전기차의 한국 진출, 미국 트럼프 대통령 재선임 등 어려운 외적 요인들이 많은 상황에서 ‘현대차 DNA’를 상기시켰다는 해석이다.

PBV·SDV… 현대차·기아, 신기술 차량으로 고객 호기심 자극 나선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6일 경기도 고양시 현대모빌리티고양에서 열린 '2025 현대자동차그룹 신년회'에서 2025년 계획을 설명 하고 있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매출 소폭 약세를 딛고 올해 신기술을 탑재한 차량들을 고객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목적 기반 차량(PBV, Purpose Built Vehicle)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로서 나아가고자 플랫폼의 유연성을 높이고 외부 특장 개발 역량을 결합할 예정”이라며 “화성에서 개발·연구 중인 PV5를 금년 하반기에 출시해 화물 운송, 여객 수송 유틸리티 서비스, 교통약자 차량 등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PBV는 개인화 설계를 기반으로 하며 휴식 공간, 이동형 창고, 택배 차량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차량을 뜻한다. 오는 2030년 연간 30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하는 가운데 PV5를 올 하반기에 출시하고 2027년 PV7 출시로 PBV에 본격적인 투자를 한다는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Software Defined Vehicle)도 현대자동차그룹이 눈여겨보고 있는 차세대 먹거리다.

송창현 현대자동차 사장이 6일 경기도 고양시 현대모빌리티고양에서 열린 '2025 현대자동차그룹 신년회'에서 2025년 계획을 말하고 있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송창현 현대자동차 사장은 현재 자동차 시장에 대해 “지난 6~7년간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급격히 높아졌다”며 “신규 전기차 업체들이 치고 나가는 반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치열한 경쟁을 거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 사장은 이 같은 외부 요인들을 타개하기 위해 단품 개발 연속이 아닌 ▲플랫폼 개발의 연속 ▲공급망 변화 ▲데이터에 의한 차량 지속적 개선 ▲품질 확보 개선 변화 등의 요소가 필수적이라고 바라봤다.

또 이를 위해선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틀을 깨는 사고’와 이러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최고 실력을 갖춘 우수 인재 확보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송 사장은 “SDV 전 영역에 걸쳐 포티투닷과 원 팀으로서 협력 중이고 새로운 운영체제(OS)인 ‘Connect’를 출시했다”며 “기술 기반의 소프트웨어 내재화를 통해 오는 2026년 출시를 목표로 SDV 페이스 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해 414만 1791대를 판매해 지난 2023년보다 1.8% 감소한 판매량을 보였다. 기아는 308만 9457대를 팔며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연간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 (KS:005380) 관계자는 “지난해는 고금리, 인플레이션 등 비우호적인 대내외 경영환경으로 인한 자동차 산업 ‘피크 아웃’ 우려가 심했다”면서도 “북미 지역에서 선방을 토대로 올해는 ▲북미 현지 생산 체계 본격 확대를 통한 시장 대응력 강화 ▲선제적 리스크 관리 강화 등 위기 대응 체제 구축 ▲HEV를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 기반 강화 등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재집권 겁먹을 필요 없다”… 현대차그룹, 북미 ‘정면돌파’ 나서나

6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 신년회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등 현대차그룹 경영진들이 좌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차는 1순위인 내수 시장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면서도 북미·사우디·인도 등 타 국가로의 진출을 도모해 다양한 활로를 뚫는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올해 우리는 최초로 외국인 CEO로 기존 북미·중남미 법인장이던 호세 무뇨스를 선임했다”며 “앞으로도 국적, 성별, 학력, 연차와 관계없이 오로지 실력 있는 사람들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호세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 북미법인 실적을 크게 끌어올린 장본인으로 꼽힌다. 2018년 순손실 3000억 원이 넘어가던 북미시장을 맡은 뒤 지난 2023년 2조 7782억 원의 순이익을 냈기 때문이다.

2018년 약 68만 대이던 현대차의 미국 판매량은 지난 2023년 87만 대로 뛰었고 지난해에도 83만 대가 넘는 차를 팔며 흑자를 냈다.

무뇨스 사장은 “여러 가지 불확실성 속에서도 자동차 산업이 소비자 수요에 기반하고 있음은 명확하다”며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 아래 우리는 내연기관에 이어 하이브리드 전기 자동차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갈 기회를 얻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유럽에서는 제네시스를 출시하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선 훌륭한 파트너를 맺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으며, 인도에서도 기업공개(IPO)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며 “최근 아마존과의 협업은 현대자동차와 딜러들의 매출 증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자동차 판매를 돕고 있는 아마존 (NASDAQ:AMZN) 오토스. 사진=아마존 캡처

새로 돌아올 트럼프 시대에 있어서도 무뇨스 사장은 자신감을 보였다. 이전 트럼프 행정부 시기에 내렸던 북미시장 투자의 결과가 이번 트럼프 재집권에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무뇨스 사장은 “우리는 미국에서 약 19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며, 향후 몇 년간 연간 30만 대에서 50만 대의 차량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올해 아이오닉5 생산을 시작으로 곧 아이오닉9도 생산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아이오닉5. 사진=현대자동차

기아도 북미 시장을 정면돌파할 예정이다. 미국·멕시코·한국 등 3개 공장에서 차량을 생산해 트럼프 정부 정책에 유기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 기아의 큰 방향성이다.

송호성 사장은 “트럼프 시대에 포트폴리오와 모델 믹스를 어떻게 갖고 가는지, 혹시 있을 관세 부분에서 우리가 흡수할 부분과 시장이 수용할 부분들은 어떤 게 있는지 판단하는 게 우선”이라며 “현대차그룹의 영업이익률 자체가 남들보다 뒤지지 않고, 우리의 유연성이 타 기업들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트럼프 재집권에 대해선)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전기차인 EV3가 연간 국내에서 판매되는 양이 대략 3만 대 정도이고 EV4와 EV5도 비슷한 물량을 국내에서 판매할 것”이라며 “글로벌로 봐선 각 전기차 모델당 10만 대 정도를 국내에서 생산 후 판매해 모빌리티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장재훈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은 “내수 시장이 쉽진 않지만 팰리세이드 후속 모델 등을 통해 방어에 나설 계획”이라며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전망도 밝다고 자신 있게 말하긴 어렵지만, 전기차 캐즘 등을 비롯해 현 상황을 돌파하고 극복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그룹 내부에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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