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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빅5 손해보험사가 올해 3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이어갔다. 새로운 국제회계 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이 전략적으로 판매에 집중한 장기 보장성 보험 판매 확대가 주효했다. 특히 삼성화재는 3분기 순익으로 1조 8665억원을 달성, 창사 이래 최대 호황을 누리며 연간 순이익 ‘2조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KS:000810),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5대 손보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6조723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화재는 3분기 누적 순이익 1조 8665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연간 순이익 2조원 돌파를 사실상 확정 지었다. 뒤를 이어 △DB손해보험 1조5780억원 △메리츠화재 1조4928억원 △현대해상 1조464억원 △KB손해보험 7400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각각 달성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갔다.
3분기 순이익만 놓고보면, △삼성화재(5541억원) △메리츠화재(4951억원) △DB손해보험 (KS:005830)(4539억원) △현대해상 (KS:001450)(2134억원) △KB손해보험(1680억원) 순이었다.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의 2위 경쟁도 주목된다. 누적 순이익 기준으로는 DB손보가 메리츠화재를 852억 가량 앞섰으나, 3분기 단독 실적에서는 메리츠화재가 DB손보를 추월하며 손보 업계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양사의 누적 순이익 격차가 고작 800억원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연간 순이익과 성적을 결정지을 4분기에는 DB손보와 메리츠 화재의 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 증가가 실적 견인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의 주요 장기 수익성 지표로 자리 잡은 보험계약마진(CSM)을 강화하기 위해 장기 보장성 보험 판매를 확대하며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 여름, 장마로 인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증하며 순이익이 감소 요인이 있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CSM은 보험사들의 실적을 견인한 주된 동력으로 작용했다.
CSM이란 보험사가 보험계약 판매를 통해 미래에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가치를 의미한다. 미실현이익인 CSM은 일단 부채로 계상한 뒤, 매년 상각하며 수익으로 인식하는데 손해율-해지율-할인율 등을 통해 산출된다.
사진=삼성화재 제공
삼성화재는 3분기 말 기준 CSM이 14조1813억 원에 달하며, 지난해 말보다 8785억 원 증가했다.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도 각각 1조226억 원, 1700억 원의 성장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현대해상(9조3215억 원)과 KB손해보험(9조3050억 원)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모두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 보장성보험 확대 전략은 손보사들의 실적 방어와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자동차보험 손익 감소에도 이를 상쇄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IFRS17 가이드라인 연말 변수 될 듯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남은 4분기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가정 관련 조정’이 연말 결산에서 실적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한다. 보험사에서 미래 계리가정 대한 원칙 모형인 ‘로그-선형 모형’을 적용하면 일부 보험사의 CSM과 킥스 실적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의 경우 CSM이 1000억 원 내외 감소하고 지급여력비율(K-ICS)이 1~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화재는 CSM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화재와 DB손보와 현대해상, KB손보는 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가이드라인 적용은 실적 변동뿐 아니라 손보사 간 순위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다가오는 연말 결산이 업계 판도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