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대출 관련한 자료 사진.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지난달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잠시 주춤해졌음에도, 금융권 전체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6조원 내외로 다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대출 조이기에 나서자 인터넷은행, 지방은행, 2금융권 등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는 해석이 나오며 가계대출의 질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10월 30일 기준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약 6조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3년 1개월만에 최대 폭 증가를 기록한 8월달 이후 9월에 증가폭이 절반 수준으로 내려왔으나 한 달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2조원이 넘는 증가세를 보이면서, 2021년 11월 이후 약 3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은행권에서 가계대출 문턱을 높인 상황을 틈타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에서 집단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늘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가계대출 증가폭의 절반가량은 카드론과 보험약관대출, 신용대출 등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카드론은 약 5000억원의 증가폭을 나타냈으며, 보험약관대출은 약 3000억원대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대출수요가 한쪽으로 치우치는 풍선효과로 인해 가계대출의 질적 악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올해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은행권의 가계대출을 좀 세게 누르면서 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풍선효과가 나타나면 대출의 질이 악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풍선효과보다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제어하는 것을 더 중요한 정책목표로 삼은 데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며 “2금융권의 연체율이 올해 들어서 전반적으로 많이 올랐고, 좀처럼 잡히지 않을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