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행(BEO). 사진 = 연합뉴스.
영국 중앙은행(BOE, 영란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5.00%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BOE가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3월 이후 4년 4개월만이다.
1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영국은행은 통화정책위원회(MPC)를 열고 이같은 금리인하를 결정했다. 회의에서는 찬성 5표, 반대 4표의 근소한 차이로 금리 인하 찬성표가 많이 나왔다.
다만 BOE는 앞으로 수개월내 금리가 더 빠른 폭으로 떨어지는 것을 기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베일리 총재는 "인플레 압력이 완화되면서 금리를 내릴 수 있었다"며 하지만 관리들이 물가가 확실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지 확인하고 금리를 너무 서두르거나 빨리 내리지 않도록 신중을 요구했다.
BOE가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경기 부양을 위해 사상 최저인 0.10%로 낮춘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이다.
BOE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해 8월까지 14회 연속으로 금리를 인상한 이후 올해 6월까지 7차례 연속 동결했다.
영국 소비자 물가는 2022년 10월 11.1%까지 오르며 정점을 찍었으며 계속 떨어져 지난 5월과 6월 모두 2%를 기록했다.
베일리 총재는 '한차례 인하로 끝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앞으로 금리 방향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며 통화정책 회의 때마다 결정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금리 인하에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자신뢰지수가 회복되고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FT는 "BOE의 금리 인하 결정이 경제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노동당 정부의 약속에 힘을 실어줬다"고 짚었다.
레이철 리브스 영국 신임 재무장관은 금리 발표 이후 성명을 통해 "오늘 금리 인하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수백만 가구는 여전히 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직면했다"며 "정부는 수년간의 저성장 이후 우리 경제의 근간을 고치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금리 인하 결정을 통해 영국을 재건하고 더 잘 살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ING 이코노미스트 제임스 스미스는 "BOE의 이번 결정이 빠른 금리 인하 주기의 시작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 했다"며 "하지만 연내 1~2회 추가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PGIM 고정자산의 유럽 담당 이코노미스트 캐서린 나이스는 "영국의 물가가 올해 후반에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9월에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6월 유럽중앙은행(ECB)은 물가 하락에 금리 0.25%p를 내려 예금금리가 3.75%로 내려갔다. 이밖에 캐나다와 스웨덴, 스위스 중앙은행들도 금리를 내렸다.
그러나 지난 31일 발표된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의 7월 물가가 예상과 달리 2.5%에서 2.6%로 오르면서 ECB의 조기 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지난 31일 통화정책 회의 이후 이르면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