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으로 모두 접을 수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스 인앤아웃 플립’ 기술이 적용된 폴더블 스마트폰. 사진=삼성디스플레이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인력 재편을 마무리하고 마이크로 LED, XR(확장현실),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시장을 개척하고 있으나,이를 뒷받침하는 인력난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서 실시한 ‘2023년 디스플레이 산업인력 수급실태조사’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업계는 글로벌 시장 1위를 탈환하기 위해 지난해 OLED 전환 가속화를 통한 신시장 선점, 마이크로 LED 등 미래원천기술 확보, 소부장 생태계 혁신 역량 강화 관련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기술인력은 패널·모듈 분야 21%, 연구개발직 25%, 학사이상급 인력 26%씩 증가했다. 특히 디스플레이산업은 연구개발인력이 전체의 33.3% 차지하며, 기업의 규모에 상관없이 연구개발이 중요한 산업임이 확인됐다.
그러나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이제 막 개화하고, 마이크로 LED 등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민·관이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한 중요한 시기에,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인력난은 더욱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플레이 부족인원은 총 937명(전년 대비 51% 증가), 부족률은 1.53%로 전년 1.41%보다 소폭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30인 이하의 중소기업의 부족률은 4.16%로 전년 2.1%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학사 연구개발직 인력 부족은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에 더해 첨단산업(반도체, 배터리 등) 간의 경쟁으로 전년 대비 그 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이러한 현상은 신입 채용뿐만 아니라 경력직 채용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됐으며, 업계의 인력 수급 문제가 전박적으로 심화됐음을 확인했다.
첨단산업으로 분류되는 반도체 배터리 산업과 비교해보면 최근 3년간 디스플레이 관련 학과의 증가율은 미미하고, 모집정원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다.
이는 첨단산업을 육성하려는 정부 정책이 반도체에 집중돼 유사학문을 교육하는 디스플레이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며, 업계에선 첨단산업 간 정부의 균형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이동욱 부회장은 “디스플레이 시장이 XR, 차량용 등으로 진화하고 있고, 국내 소부장 기업 또한 핵심 장비의 국산화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 판로를 확장하는 등 디스플레이 산업은 OLED를 통해 새로운 메가트랜드를 창출하기 위한 시발점에 서있다”며 “기술 종주국으로서 글로벌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가 반드시 필요한 만큼, 민간의 노력에 더해 정부의 균형 있는 인력 정책이 적기에 지원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