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4년만에 기준 금리를 0.5%포인트(p) 대폭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300원선 아래로 떨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내려가면 통화 가치가 떨어져 원·달러 환율은 하락 압력이 거세진다. 다만 장중 환율이 급격히 떨어질 경우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환율 하단이 지지돼 예상보다 하락 폭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19일 오전 9시56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0.8원(0.06%) 떨어진 1331.20원을 가리키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0.5원 내린 1329.0원에 출발한 이후 1320~1330원선에서 등락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 경우 상승세로 출발했다. 닛케이지수는 이날(19일) 개장하자마자 상승세를 그리며 오전 9시 21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2.26% 오른 3만7203을 기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미국 FOMC가 기준 금리를 낮추면서 하락 출발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기존의 5.25~5.5%에서 4.75~5.0%로 0.5%포인트 낮췄다. 찬성 11명, 반대 1명으로 202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인하됐다. 매파로 분류된 보우만 이사가 0.25%포인트 인하를 요구했다.
아울러 FOMC는 점도표를 통해 연말까지 0.5%포인트 추가 인하를 예고했다. 금리는 내년 0.1%포인트, 2026년은 0.5%포인트 더 낮아져 2.75%~3.00% 범위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1%로 종전 2.0%에서 낮춰잡았다.
실업률은 올해 4.4%로 현재(4.2%)보다 높였다. 연준 인사들은 점도표를 통해 연내 기준금리를 50bp 추가 인하하고, 내년도에 100bp 인하할 전망을 시사했다.
이번 금리 인하로 당분간 원달러 환율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19일 보고서를 통해 "달러·원 환율은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유지되며 역외 매도세와 함께 하락할 것"이라며 "연준이 금리를 50bp 인하하고 올해와 내년 점도표 상 기준금리 중간값이 하향 조정되면서 금리 인하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은 유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기존 전망 대비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앞당기면서 경제 연착륙을 도모하려는 연준의 노력이 글로벌 위험선호 회복을 부추기고 이는 환율 하락 압력을 키우는 요인이라는 것이 민 연구원 분석이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하로 환율이 안정될 수 있지만 곧바로 한은이 금리를 낮출 경우 환율이 다시 급등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또한 수급적으로 수입 결제, 해외주식투자 관련 환전 등 역내 저가매수는 하단을 지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 연구원은 "수급적으로 수입 결제, 해외주식투자 관련 환전 등 역내 저가 매수는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며 "환율이 급락할 경우 수입업체가 적극적으로 매수 대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고, 해외주식투자 환전 수요도 환율 낙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환율은 하락 출발 후 역외 매도에 힘입어 하락 압력이 우위를 보이겠으나 역내 저가 매수에 막혀 1320원 초반대 흐름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은 "환율은 미국 연준의 0.5%포인트 금리 인하 및 연말 중립금리 전망치 하향 영향에 하락압력 우위 흐름을 보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금리 인하의 배경이 된 불안한 경기 상황은 환율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