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대탈출이 벌어지면서 이번 주 증시는 깊은 수렁으로 빠지고 말았습니다. 오늘 반등을 시도하긴 하였습니다만, 시장에 내려앉은 암운을 헤쳐나오기에는 너무도 무거운 증시 분위기 속에 한 주를 마감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에 발생한 조정을 보면서 “이건 도를 넘어선 조정”이라는 생각이 더욱 굳어졌습니다. 시장이 딥밸류 수준을 넘어 너무도 싼 영역까지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성장과 희망이 없는 한국 증시라 하지만, 쌓은 가치에 비해 과도한 저평가 국면
코스피 PBR 0.85배, 코스피 소형업종 PBR 0.44배, 코스닥지수 PBR 1.53배, 코스닥Small PBR 0.79배, 이번 주 증시 급락을 거치면서 시장 밸류에이션은 코스닥지수를 제외하고 시장 대부분이 거의 절대 저평가 영역에 들어왔습니다.
자산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의미하는 PBR 레벨은 종종 주가가 자산가치만큼은 되어주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기준으로 사용되면서 적정 PBR을 1배 수준과 비교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미 코스피 주요 지수들은 PBR 1배 수준을 깊숙하게 밀고 내려온 상황입니다.
심지어 성장기대치가 있는 코스닥 시장의 KQ small 지수(코스닥 소형주)의 PBR도 0.79까지 밀려 내려와 있는 상황이니, 시장 구분 없이 대부분 종목이 절대 저평가 영역에 들어와 있습니다.
그런데 PBR 레벨이 낮다는 것은 한편 ROE(자기자본순이익률, 성장성 잣대로도 사용)가 낮아졌기 때문에 발생하였다고 평가되기도 합니다. 한국 사회의 초고령화와 어두운 경제전망, 트럼프 시대의 수출 우려 등으로 미래 한국 상장사들의 ROE가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되었다고도 해석 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까지 쌓아온 기업들의 가치에 비해 현재 주가 수준은 너무도 싼 영역에 들어와 있습니다.
지난 5년, 10년간 쌓은 시장BPS보다도 덜 오른 증시
시장BPS는 PBR 1배 수준을 의미합니다. 즉, 상장사들의 순자산가치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시장BPS 증감은 시장의 주당순자산가치 증감을 의미하기에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자산가치 측면에서 어느 정도 성장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지난 5년, 10년 시장BPS는 주식시장 분위기와 달리 꾸준히 증가하였습니다. 나름대로 기업들의 자산가치가 쌓이면서 꾸준히 성장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주요 주가지수 상승률은 이에 미치지 못하였습니다.
코스피 지수의 BPS는 지난 5년과 10년간 각각 15%, 64.9% 성장하였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주가지수는 겨우 5년간 10%, 10년간 26% 성장률에 그쳤을 뿐입니다. 고평가되었다고 보는 코스닥 지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코스닥 시장의 시장BPS는 지난 5년과 10년간 각각 15%, 38% 성장하였습니다만 코스닥 지수는 그저 1.8%, 25% 상승했을 뿐입니다.
이는 코스피 소형업종, KQ Small 지수에서도 경향성이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코스피 소형업종의 경우 시장BPS가 지난 5년과 10년 각각 63%, 110% 증가하였습니다만, 지수 상승률은 각각 14%, 21%에 그쳤을 뿐이며 KQ Small 지수도 시장BPS가 각각 36%, 95% 성장하였습니다만, 지수등락률은 5년간 –5% 하락, 10년 동안에는 54% 상승에 그쳤습니다.
즉, 현재 증시는 기업들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밸류트랩에 빠져 깊은 수렁 속 가치까지 밀려 내려온 것이지요.
이제는 시간의 영역 : 인내의 시간 이후 뒤돌아보면
이렇게 깊은 밸류에이션 레벨까지 내려온 증시는 시간은 걸리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 되돌아보면 그때가 저평가되었고 바닥 권역이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지금, 이 순간은 너무도 힘들고 고된 시간이고 주식시장에는 좋은 이야기보다는 비관적인 의견과 소식들로 가득하지만 말입니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만 저평가되고 참으로 좋은 주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매수한 투자자는 시간이 흐른 후에 그 가치에 따른 성과를 만들어 가고 있을 것입니다.
이번 주를 보내면서, 비관 속에서 기회가 태어나 회의 속에 자라난다는 템플턴 경의 말씀을 다시 한번 되곱어 봅니다.
2024년 11월 15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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