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7월20일 (로이터) - 일본은행(BOJ)이 20일 통화정책을 동결했지만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 시기를 또 한번 미뤄, BOJ가 대규모 부양책 축소 행보에서 다른 주요 중앙은행들보다 뒤처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강화했다.
수출과 민간 소비 호조가 일본 경제의 완만하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시사하고 있는 가운데, BOJ는 이날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상향 조정하고 지난 달보다 좀 더 낙관적인 경제 평가를 내놓았다.
그러나 여전히 부진한 물가 성장세에 BOJ는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하향조정해, 경제를 부양시키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노력하는 BOJ가 처한 어려움을 부각시켰다.
BOJ는 분기 보고서에서 장기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목표치와 관련, "기업들이 임금과 가격 인상에 신중한 가운데, 최근 물가 상승 추이가 부진했다"고 전했다.
BOJ는 이어 "경제에 대한 리스크와 물가 전망이 하방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밝혀 디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다는 대중의 시각을 바꾸는 것이 예상보다 어려웠음을 인정했다.
BOJ는 2%의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 시기를 1년 미뤘다. 이는 디플레이션을 완전히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한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의 급진적인 통화 정책 실험이 타격을 입었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로써 BOJ는 구로다 총재가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시작한 2013년 이후 여섯 번째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 시기를 미뤘다.
도카이도쿄리서치센터의 무토 히로아키 이코노미스트는 "BOJ의 손이 묶여 있다"며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과 자산 축소로 향하고 있지만 BOJ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정책 결정은 BOJ가 완화 정책을 무기한으로 유지하는 것에 준비돼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 같다"고 덧붙엿다.
널리 예상된 대로, BOJ는 단기금리를 -0.1%로, 국채10년물 수익률 목표치를 0 근방으로 유지했다.
BOJ는 또한 연간 국채 매입 규모도 80조엔으로 유지했다.
BOJ는 기업들이 타이트해진 고용 시장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에 직면해, 임시직 고용을 늘리고 영업을 간소화해 간신히 버티고 있다며 기업들의 이러한 노력 때문에 임금과 물가가 부담을 받아 경제 활동 호조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으로 예정된 기자회견에서 구로다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지속적으로 상회하게 될 때까지 BOJ가 초완화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점을 재차 밝힐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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