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선적이고 완고한 괴짜’라고 불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NASDAQ:TSLA) 최고경영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으로부터 차기 행정부의 수장에 내정됐다. 머스크는 사업을 착수할 때마다 ‘사기 같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뇌 임플란트 회사인 뉴럴링크를 비롯해 사업적 결단이나 미래 예측이 틀리지 않았단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머스크가 미 정부의 실세가 되며 관련 업계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당선인은 현지 시간으로 13일 성명을 내고 머스크를 차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수장에 내정했다고 밝혔다. 정부효율부의 줄임말인 DOGE가 대문자로 강조됐는데 이는 머스크가 띄우고 있는 ‘도지코인’과 철자가 같다. 이날 미 유력 방송사인 CNBC에 따르면 내정 직후 도지코인의 가격은 약 20% 치솟았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의료 분야에도 머스크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해 미 포춘지는 그가 최근 특정 항암제를 언급하며 신약과 의료기기에 대한 식품의약국(FDA)의 긴 승인 절차를 비판한 뒤, 해당 항암제가 FDA로부터 승인됐다고 지난 7일 보도했다.
머스크의 ‘정부효율’에 대한 목표가 FDA를 향해 있을 가능성이 높고 이는 뉴럴링크 사업과 관련한 빠른 승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지금까지 뉴럴링크의 뇌 임플란트는 FDA로부터 승인받은 두 명의 환자에게만 이식됐는데, 그가 FDA의 긴 승인 절차를 비판한 만큼 관련 제도가 ‘효율적’으로 바뀌어 사업이 확대될 수 있단 것이다.
머스크가 정치적인 행보를 보인 뒤부터 이미 그의 FDA에 대한 영향력은 커졌다. 지난 9월 영국 주요 매체인 로이터통신은 뉴럴링크의 뇌 임플란트가 FDA로부터 ‘혁신적 기기’로 지정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기는 뇌에 연결한 반도체회로와 전기 신호로 시각 장애인의 시력을 회복시킨다. 머스크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이 기기로 양쪽의 눈과 시신경을 잃은 사람도 앞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시각 피질이 온전하면 선천적으로 시각장애인인 이도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가 트럼프를 지지한 시점인 지난 7월엔 그가 이런 행보를 걷는 이유가 회사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미 경제 메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그의 이 같은 지지가 자신이 이끄는 기업이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하게 하기 위한 지극히 이기적인 동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머스크의 사업체는 시장 지배적인 지위로 인정받고 있다. 13일 영국 BBC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테슬라의 기업 가치가 10억달러(약 1조4035억원)로 뛰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