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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6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 역대 3위 수준의 경상 흑자다.
반도체 수출이 장밋빛 호조세를 보인 가운데, 수입은 내수 위축 등으로 5% 넘게 감소한 여파였다. 이에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 5월 전망치를 100억 달러 가까이 뛰어넘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를 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122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 9월(123.4억 달러) 이후 81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이자, 역대 세 번째로 큰 흑자 규모다.
역대 1~2위 규모 흑자를 나타낸 2016년 6월(124.1억 달러), 2017년 9월(123.4억 달러)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는 상품수지가 114억 7000만 달러 흑자를 쓰면서 2020년 9월(120.2억 달러) 이후 3년 9개월 만에 최대 흑자를 경신한 덕분이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경상수지가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크게 개선됐다"며 "AI 관련 전방산업 수요 확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등으로 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수출 호조세가 지속된 가운데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반도체 제조용 장비, 승용차 등을 중심으로 상품 수입 감소 폭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말했다.
(한은 제공)
덕분에 상반기 경상수지는 두 달 전 전망치를 98억 3000만 달러 뛰어넘었다.
올 상반기 경상수지는 377억 3000만 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상반기 기준 2021년(407.7억 달러)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송 부장은 "글로벌 경기 부진 여파로 2022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경상수지 흑자 폭이 많이 축소됐으나 작년 하반기 들어 IT 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빠르게 개선됐다"며 "올해 들어서도 양호한 흑자 흐름이 이어지면서 상반기 흑자 규모가 한은의 5월 전망치인 279억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이 2024년 6월 국제수지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지난 6월 상품수지를 자세히 살펴보면, 수출이 588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 통관 수출이 50.4% 뛰었고, 정보통신기기도 26.0% 급증했다. 지역별 수출 증가율은 동남아 27.9%, 미국 14.8% 등이었다.
반면 수입은 1년 전보다 5.7% 감소한 473억 5000만 달러로, 원자재(-6.6%)와 자본재(-4.6%)는 물론 소비재(-15.6%)까지 감소세를 보였다.
원자재 수입의 경우 석유제품이 17.5%, 원유가 8.2% 늘어났으나 철강재에서 -18.9%, 화공품에서 -20.6% 줄어들었다.
소비재 수입은 가전제품 -3.7%, 직접 소비재 -6.8%, 곡물 20.3%, 승용차 -44.1% 등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상품수지와 달리 서비스수지는 한 달 전보다 적자 폭이 확대(-12.9억 → -16.2억 달러)됐다.
운송수지는 컨테이너 운임 상승 영향으로 흑자 전환(-0.3억 → 5.0억 달러)했지만, 여행수지는 여행 수입이 여행 지급보다 더 크게 줄면서 적자 폭이 소폭 확대(-8.6억 → 9.0억 달러)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분기 배당 지급 영향이 사라지면서 흑자 폭이 전월 17.6억 달러에서 26억 9000만 달러로 늘었다.
송 부장은 "하반기 경상수지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 개선에 따른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투자 소득도 양호한 수준으로 유입되면서 당분간은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 경기나 AI 투자 둔화 가능성,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 미국 대선,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비롯해 불확실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송 부장은 "이런 점을 고려한 경상수지 수정 전망치는 오는 22일 수정 경제 전망 발표 때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