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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 인하율 축소에 따른 기름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14일 서울의 한 주유소의 휘발윳값이 1,715원을 나타내고 있다. 2024.7.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세종=뉴스1) 손승환 김유승 기자 = 지난 7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6% 오르며 전월(6월) 대비 상승 폭이 0.2%포인트(p) 커졌다.
석유류 물가 상승률은 유류세 인하 폭 축소 등의 영향으로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정부는 지난달 집중호우 및 국제유가 등 일시적인 영향이 컸다며, 특별한 추가 충격이 없다면 8월부터는 2%대 초·중반대 물가 흐름이 재개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13(202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8%로 정점에 달한 후 올해 1월 2.8%까지 둔화했다. 이후 2월과 3월 3%대로 재반등했으나, 4월부터 3개월 연속 2%대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지난달에는 전월(2.4%)보다 0.2%p 오르면서 4개월 만에 상승 폭이 다시 확대됐다.
품목성질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이 전년 동월 대비 5.5% 올랐다. 사과 39.6%, 배 154.6% 등의 상승세가 여전했다. 배의 경우 통계작성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경신했다.
공업제품(2.6%)은 휘발유(7.9%), 경유(10.5%) 등이 오른 반면 기초화장품(-3.2%), 조제약(-2.4%) 등은 하락했다.
공업제품 중 석유류 물가 상승률은 8.4%로 2022년 10월(10.3%)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특히 석유류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미친 기여도는 0.32%p로 전월(0.16%p) 대비 2배 높았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됐고 국제유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작년에 국제유가가 아주 낮았던 기저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2.3%)는 보험서비스료(15.1%), 공동주택관리비(4.3%)가 오른 반면 가전제품렌탈비(-6.9%), 자동차보험료(-2.7%) 등은 내렸다.
전기·가스·수도는 지역난방비와 상수도료가 9.7%, 3.8%씩 각각 올랐지만, 전기료(-0.4%)가 내리면서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했다.
공 심의관은 전기·가스·수도의 상승 폭 둔화 이유에 대해 "7~8월 하계 전기료 누진제 완화가 있었고 전력산업기금 인하에 따른 효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서울 동대문구 한 재래시장에서 시민들이 과일을 살펴보고 있다. 2024.6.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12.67로 2.1% 올랐다. 전월 대비 0.1%p 높은 상승 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수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111.27로, 지난해보다 2.2% 올라 전월과 상승 폭이 같았다.
자주 구매하는 144개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16.36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 올랐다. 전월보다 0.2%p 상승한 수치다.
신선어개(생선·해산물), 신선채소, 신선과실 등 계절 및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작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25.03으로 전년 동월보다 7.7% 상승했다. 전월보다는 상승 폭이 4.0%p 줄었다.
그중 신선과실은 전년 동월 대비 21.3% 올랐으나 상승 폭이 전월보다 10%p 줄었다.
신선채소와 신선어개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7%, 1.0% 하락했다.
공 심의관은 향후 물가 경로와 관련해 "7월 농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오르긴 했지만 상승 폭 자체는 축소했다"며 "석유류 가중치가 크고 또 외생변수이기 때문에 지정학적 리스크나 국제 정세가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제28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7월 소비자물가가 집중호우, 국제유가 영향 등으로 2.6% 상승했다"면서도 "일시적 요인이 해소되고 추가 충격이 없다면 8월부터는 2% 초·중반대 물가 둔화 흐름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중동 불안 재확산, 기상이변 같은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원가절감 지원을 지속하면서 업계와 소통해 나간단 방침이다.
(통계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