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임직원들이 ‘서울세계불꽃축제 2018’을 마친 뒤 주변을 청소하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한화그룹은 지난해부터 과장, 차장, 부장, 상무보 승진자를 대상으로 특별 휴가와 개인 연차 등을 더해 한 달간 휴가를 주는 안식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새로 부여받은 직책에 대한 각오와 계획 등을 설계하고 재충전 시간을 가지도록 배려한 것이다.
그 덕분에 김태경 한화시스템 부장(51)은 지난해 꿈에 그리던 ‘아프리카 사파리의 자연을 내손으로 담기’에 성공했다. 사진촬영이 취미인 김 부장은 안식월 휴가를 활용해 사파리에서 야생 새끼 사자를 사진에 담는 등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고 했다. 강대석 (주)한화 과장(41)은 때마침 태어난 쌍둥이를 돌보는 데 안식월을 활용했다. 마흔에 얻은 늦둥이였다. 강 과장은 “한 달 동안 가족을 돌볼 수 있도록 배려해준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이 일하는 방식을 바꾼 이유는 간단하다. 효율적인 기업문화를 갖춰야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인수합병(M&A) 등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방위산업, 태양광, 석유화학 등 주력 사업의 규모를 키우고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린 만큼 기업 문화도 이에 걸맞게 업그레이드할 시점이 됐다고 판단했다.
한화는 안식월 제도뿐 아니라 유연근무제도도 도입했다.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일과 휴식의 균형을 맞춰주기 위한 회사의 배려다. 개인별로 업무 진행 상황을 고려해 미리 신청하면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업무 특성상 유연근무제 활용이 어려운 계열사는 점심시간을 2시간으로 늘려줬다. 점심 시간을 활용해 은행업무 등 개인용무를 보거나 어학학원 등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다.
복장 규정도 간소화했다. 딱딱하고 보수적인 느낌을 주는 ‘정장+넥타이’를 매는 한화맨은 이제 많지 않다. 대다수 직원은 젊고 활동적인 느낌을 주는 ‘비즈니스 캐주얼’로 갈아탔다. 모두 똑같아 보이는 획일적인 짙은색 정장이 아니라 상하의가 다른 캐주얼 복장으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임신한 여성 직원의 근무시간을 줄여주고, 아이가 첫 돌이 될 때까지 야근을 금지하는 식으로 배려하고 있다. 여성직원이 임신 사실을 알리면, 각 회사는 즉시 핑크색 출입증과 맘스패키지를 준다.
맘스패키지는 임신 출산과 관련된 정보와 필요한 물품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화는 서울과 전남 여수 등 전국 10여 곳에 친환경 직장 어린이집을 운영, 어린이를 둔 직원들이 마음 편하게 회사업무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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