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6월06일 (로이터) - 카타르와 인근 중동국 간 외교 분쟁으로 무역과 투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저유가 환경에서 이들 중동국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해 관련국들이 수십억달러의 손해를 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레인 등 중동 4개국이 테러 원조를 이유로 카타르와 국교 단절을 발표하고 항공, 선박, 육상 이동을 차단했지만 국부펀드에 3350억달러(추정치)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카타르는 충분히 경제 위기를 헤쳐나갈 능력이 있는 듯 하다.
또한 카타르는 항구 시설을 최근 확대해 천연액화가스 수출을 지속할 수 있으며, 지금은 국경이 폐쇄된 사우디를 통해 육상으로 들여오던 수입품을 해상으로 들여올 수도 있다. 지난 5월 카타르는 천연액화가스 수출로 27억달러를 벌어들였다.
하지만 외교 분쟁이 수 개월 간 장기화되면 카타르 경제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전망에 이날 카타르 증시는 7% 이상 급락했다.
관광 중심지로 거듭나려는 카타르 정부의 노력에서 핵심 역할을 하며 급성장하고 있는 카타르 항공(Qatar Airways) 또한 관광산업이 위축되면 손실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카타르 정부는 2022년 월드컵 개최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약 2000억달러를 충당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국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데, 이날 카타르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더욱 증가해 일부 프로젝트 진행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사우디, UAE,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의 국채 가격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지만, 일부 외국 은행가들은 외교 분쟁이 지속되면 중동 국가 모두의 자금조달 비용이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걸프 지역에 소재한 한 국제은행가는 "자산운용사들은 카타르와 나머지 GCC 국가들을 구별해서 보지 않기 때문에 (긴장이 지속되면) 이 지역 전체의 국채 투자에서 손을 뗄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집 이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