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의 버킷 디워커
장기적인 패션시장 침체가 상반기에도 이어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LF는 물론 독보적 경쟁력을 갖춘 한섬도 고전했다. 하지만 화장품, 신발 등으로 다각화에 성공한 신세계인터내셔날, F&F의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다.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회사는 디스커버리와 MLB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F&F다. 상반기 매출이 작년 2806억원에서 올해 3642억원으로 29.8% 급증했다.
면세점 판매를 시작한 MLB 매출이 크게 늘었고, F&F가 내놓은 신발 ‘버킷 디워커’가 3개월 만에 10만 켤레 팔리는 등 신발사업 부문이 크게 성장한 영향이다. 휠라에 이어 신발사업으로 패션시장 침체를 극복한 회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비디비치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패션부문의 부진을 화장품 사업으로 만회했다. 전년 동기 대비 상반기 매출 증가율이 13.6%에 달했다. 영업이익도 작년 261억원에서 43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 화장품 부문은 179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해외 패션, 국내 패션을 제치고 가장 큰 사업부문으로 성장했다. 이승은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성장은 당분간 화장품사업부가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인 한세실업은 원·달러 환율 상승의 덕을 봤다. 타겟, 갭, H&M 등에 OEM 방식으로 옷을 수출하는 한세실업은 상반기 852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 상반기보다 12.5% 늘었다.
패션 대기업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섬 마인 등을 운영하는 한섬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3.2% 증가했지만 매출은 4.2% 감소했다. 온라인 사업 매출이 30%가량 늘었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밖에 되지 않아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도 올 상반기 매출이 3.8% 감소했고 형지I&C도 7.3% 줄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패션시장 침체로 패션 대기업들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작년보다 6.5%가량 매출이 늘어난 LF는 수익성이 나빠졌다. 코람코자산신탁 인수합병으로 인한 대손상각비용이 올해 2분기 발생해 이익이 15%가량 줄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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