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사람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체 가구의 30%에 육박했다. 맞벌이 부부 비중도 5년 내 최대폭으로 늘어났다.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외벌이로는 가계 운영이 힘들다고 판단한 가구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18년 하반기 맞벌이 가구 및 1인 가구 고용 현황’을 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총 578만8000가구로 전년보다 17만4000가구 늘었다.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9.2%였다. 2010년만 해도 23.9%에 그쳤으나 2015년 27.2%, 2016년 27.9%, 2017년 28.6% 등 가파르게 늘고 있다.
혼자 사는 사람이 증가하는 이유는 빠른 고령화와 함께 결혼을 기피하는 사회 현상이 맞물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우선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배우자를 여의고 혼자 남는 노인이 늘었다. 70세 이상 1인 가구는 2017년 100만 명을 돌파했다. 결혼을 미루거나 안 하는 젊은이가 많아지면서 1인 가구 증가에 기여했다.
1인 가구 가운데 취업자는 353만7000명으로 전체의 61.1%였다. 전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1인 가구 고용률은 전체 고용률(60.7%)보다 약간 높다.
노인층의 취업자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65세 이상 취업자 중 1인 가구는 38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10.3% 뛰었다. 30대가 전년과 같고 40대도 1.1%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대비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정부 재정으로 지원하는 노인 일자리가 많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재정 일자리가 포함된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취업자 수 증가 비중이 전체의 82.0%에 이르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1인 가구 임금근로자의 35.9%는 한 달에 200만원도 못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17년(40.2%)보다는 저소득 근로자 비중이 줄었다. 300만~400만원 근로자 비중은 16.3%에서 17.1%로, 400만원 이상 근로자는 10.1%에서 11.3%로 늘었다.
지난해 맞벌이하는 부부는 567만5000가구였다. 전년보다 21만9000가구 증가했다. 반면 외벌이 가구는 19만8000가구 감소한 657만가구였다. 이 때문에 맞벌이 가구 비중은 2017년 44.6%에서 46.3%로 뛰었다. 지금과 같은 기준으로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맞벌이는 정부의 일·가정 양립 지원 정책과 함께 ‘여성도 적극 일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경기 둔화까지 겹치면서 맞벌이 가구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배우자 벌이에 의존하던 무직자가 취업 전선으로 뛰어드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경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8개월 연속 하락했다.
부부가 같이 일하더라도 근로시간에는 차이가 났다. 만 18세 미만 자녀가 있는 맞벌이 부부 중 남성은 1주일에 평균 45.4시간 일했다. 여성은 37.2시간으로 8.2시간 적었다. 6세 이하 아이가 있는 맞벌이 부부에선 남녀 간 근로시간 차이가 10.8시간으로 늘었다. ‘아이는 부부가 함께 키우는 것’이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이 남성보다 육아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란 해석이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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