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무지)이 대형 서점 안에 매장을 넣었다. 단순한 디자인,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친환경 제품 등으로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무지는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무지 한국법인 무지코리아는 지난 12일 서울 영풍문고 종로본점 지하 1~2층에 1606㎡(약 502평) 규모 매장(사진)을 열었다. 무지의 34번째 매장으로, 국내에서 가장 영업면적이 넓다. 무지가 서점 안에 매장을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영풍문고가 자체적으로 문구와 사무용품을 팔던 자리를 무지 매장으로 바꿨다. 옷과 잡화 비중을 기존 매장에 비해 두 배 이상 늘렸다.
나루카야 다쿠야 무지코리아 대표는 “종로는 전통적인 옛 시가지와 번화한 중심가가 어우러진 지역”이라며 “옛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새로운 가치를 탐구하는 무지 정신과 잘 맞아 최대 규모로 매장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무지는 1980년 일본 대형 슈퍼마켓 세이유에서 자체 상표(PB)로 시작한 뒤 1989년 분사한 기업이다. 국내에는 2003년 롯데그룹과 합작해 첫 매장을 열었다. 원래 이름은 무인양품(無印良品)의 일본어 발음 ‘무지루시료힌’이지만 줄여서 무지로 부른다. 무지는 최근 유통업계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매장이 온라인 쇼핑 시장 확장과 소비 트렌드 변화로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과 달리 매년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무지코리아는 지난해 109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 대비 39% 성장했다. 올해도 매출이 전년과 비슷한 폭으로 늘어 14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무지가 최근 여는 매장의 특징은 소비자가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상품만 판매하는 게 아니라 책을 읽고, 모임을 하고, 커피를 마시는 등의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 2월 서울 신촌에 문을 연 매장은 구입한 물건에 자수를 새기고, 책을 읽고, 지역 주민이 모일 수 있는 곳을 별도로 구성했다. 이번에 영풍문고와 협업해 서점 안에 매장을 낸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서점에서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시면서 무지 매장을 방문하게끔 유도하는 전략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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