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9월08일 (로이터) - 유럽중앙은행(ECB)이 7일(현지시간) 통화정책 결정회의에서 유로존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강력히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초완화적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또한 필요 시 채권 매입을 확대할 가능성도 열어둬 ECB가 내년 경기부양책 축소 계획을 발표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부었다.
이날 ECB는 사상 최저 금리를 동결하고 적어도 올해 12월 말까지 매달 600억유로 규모의 자산매입을 계속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유로존 전망에 따라 자산매입 규모를 확대하거나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유로존의 경제성장세가 강력하고 실업률이 빠르게 하락하며 디플레이션 위협이 사라진 지 오래된 상황에서 ECB가 투자자들에게 약간의 힌트를 주면서 부양책 축소를 위한 준비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 시장의 기대는 어긋났다. 일각에선 이날 ECB 정책입안자들이 자산매입 규모 확대에 대한 언급을 삭제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ECB는 성명을 통해 "유로존 전망이 덜 우호적인 쪽으로 변하거나, 금융여건이 인플레이션의 지속적인 상승에 부합하지 않는 상황이 되면 ECB는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규모를 확대하거나 기한을 연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이날 ECB가 내년부터 경기부양책 축소를 시작할 것이라는 힌트를 보낼 것으로 기대해왔으며, 상당수는 ECB가 가이던스를 통해 첫 번째 신호를 보낼 것으로 전망했다.
ECB는 이날 기준금리인 리파이낸싱 금리를 0.00%로 동결했다. 시중은행이 ECB에 돈을 맡길 때 ECB가 지급하는 예금금리도 -0.40%로, 시중은행이 ECB에서 돈을 빌릴 때 물게 되는 한계대출금리도 0.25%로 각각 동결했다.
또한 ECB는 금리를 현행 수준으로 장기간 유지할 것이며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종료된 이후에도 장기간 최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기존의 포워드가이던스를 되풀이했다.
시장은 이날 ECB가 통화정책 동결을 결정한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시각 오후 9시 30분에 예정된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기자회견을 기다리고 있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