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굴삭기 시장의 호황이 예상과 달리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에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가 9일 급등했다. 중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 등으로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어 올해 판매량 급감에 대한 불안도 줄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건설기계는 3250원(6.74%) 오른 5만1500원에 마감했다. 경쟁사인 두산인프라코어도 500원(6.51%) 오른 81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공정기계협회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중국 내 굴삭기 판매량이 1만4278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한 영향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작년 11월 판매 증가율 둔화에 이어 12월에는 기저효과로 역성장이 예상됐으나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은 18만4320대로 사상 최고였다. 중국은 세계 최대 굴삭기 시장으로 현대건설기계 매출의 약 26%, 두산인프라코어 매출(두산밥캣 포함)의 약 14%를 차지한다.
2015년 5만2875대로 줄었던 중국 굴삭기 판매량은 2017년부터 급증했다. 국내 굴삭기 업체 주가도 상승세를 탔으나 업황 정점 우려와 미·중 무역분쟁이 겹치며 최근 부진했다. 현대건설기계 주가는 2017년 53.2% 올랐다가 지난해 49.7% 떨어지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북미 시장 비중이 큰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둔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12.7% 하락했다.
고점 대비 낙폭이 큰 편이라 더 오를 여지가 많다는 분석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굴삭기 판매량이 작년보다 크게 감소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올해 중국 시장 판매량을 17만4000대로 전망했다. 작년보다는 적지만 종전 최고치인 2011년(17만1894대) 수준을 웃도는 규모다.
무역갈등 완화 가능성과 중국 경기 부양 기대도 주가를 밀어올리는 요인이다. 중국은 올해 작년보다 40% 늘어난 6800㎞의 새 철도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2.4%로 높은 편인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배에 머물러 있다”며 “무역분쟁 우려만 줄어들면 1만원 선까지는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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