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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株로 고수익, 아이돌 활동패턴 보며 예측"

입력: 2019- 02- 18- 오전 03:00
© Reuters.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는 중소형주 투자에 능한 고수가 여럿 있다. 최준근 씨스퀘어자산운용 매니저(38·사진)도 그중 하나다. 그는 신한금융투자 스몰캡(소형주) 애널리스트 시절이던 2013~2015년 3년 연속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뽑혔다. 2016년 신생 헤지펀드 운용사인 씨스퀘어자산운용에 합류, 펀드매니저로 변신한 뒤 바이오·엔터테인먼트주로 높은 수익을 올렸다.

이 운용사의 대표 펀드인 ‘씨스퀘어 드래곤멀티전략’은 작년 하락장에서도 6.06% 수익을 냈다. 2016년 6월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은 45.25%에 이른다. 저평가된 종목은 사들이고 고평가된 종목은 공매도하는 롱쇼트를 비롯해 메자닌, 기업공개(IPO) 등 다양한 투자전략을 활용한다. 최 매니저는 “중소형주 투자도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업의 실적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같은 펀더멘털(기초체력) 요건도 간과할 수 없지만 산업의 속성,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최 매니저는 중소형주의 투자 아이디어를 전자공시에 나와 있는 사업보고서에서 주로 얻는다. 그는 “사업보고서를 꼼꼼히 살펴보면 기업의 장기목표뿐 아니라 협력사와 경쟁사의 움직임, 산업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며 “실적 전망 위주로 압축적으로 쓰인 증권사 보고서만 봐서는 깊은 통찰을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것은 막 기업공개(IPO)를 마친 새내기 상장사들의 사업보고서다.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업종에서 상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새로운 산업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어 “전자공시는 휴대폰으로도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찾아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며 “자신이 투자하는 기업의 사업보고서는 반드시 정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매니저는 2017년부터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영향으로 주가가 많이 떨어졌던 와이지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렸다. 투자 아이디어는 경쟁사인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과거 주가 움직임에서 얻었다.

그는 “2011년 소녀시대가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시작하면서 에스엠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며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 새 아이돌 그룹들이 해외로 나가는 시점에 와이지와 JYP 주가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엔터주, 게임주 등은 매도 시점도 중요하다”며 “새 아이돌그룹, 신작 게임이 실제로 돈을 벌어들이는 시점보다는 성공 기대가 높을 때 주가가 최고치를 찍는 사례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가 올해 유망하게 보는 중소형주는 작년에 주가가 많이 떨어졌던 정보기술(IT)주·화장품주와 2차전지 관련주 등이다. 최 매니저는 “올해 폴더블(접을 수 있는)폰이 출시되면서 삼성전자와 중국 업체 등 전방 업체들을 중심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코스닥시장의 관련 장비 생산·소재 업체들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화장품주에 대해서는 “그동안 악재들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고 중국인 입국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브랜드업체보다 실적 개선 속도가 빠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나 화장품 용기 생산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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