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5월2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지난달 수출이 18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다만 월간 수출이 사상 최초로 2개월 연속 500억달러를 넘어서고 수출 물량이 증가하는 등 수출 경기 둔화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수출은 500.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고, 수입은 434.5억달러로 14.5%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66.1억달러 흑자로 75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같은 4월 수출입 실적은 로이터 전망치를 모두 하회했다. 지난달 수출이 1년6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로 돌아선 데는 지난해 5월 초 장기 연휴를 대비한 4월 말 조기 통관과 대규모 해양플랜트 통관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4월 수출은 508.4억달러로 역대 4위라는 기록적인 실적을 달성했고, 해양플랜트 수출은 54.5억달러에 달했다.
올해 4월 수출 부진은 이미 예상됐고 전문가들도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산업부 자료에 따르면 선박을 제외한 4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한 데다 수출 규모가 사상 최초로 2개월 연속 500억달러를 돌파했고, 또한 선박 제외 일평균 수출액이 21억달러로 전년 대비 8.0% 증가한 점 등을 미뤄볼 때 전반적인 수출 경기 호조세는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출 물량도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13대 수출 주력품목 중 7개 품목 수출이 증가한 가운데 특히, 반도체, 컴퓨터, 석유화학, 석유제품, 일반기계 등 5개 품목은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하며 수출 전반을 이끌었다.
세계 경기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 속에서 국내 수출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은 대체로 유지되고 있다.
산업부는 기저효과 등에 따른 일시적인 수출 하방 압력에도 세계 제조업 경기 호조세 지속, 유가 상승에 따른 주력품목 단가 상승세 지속 등이 한국 수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대외 통상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의 수출 증가세가 확장되기보다는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임혜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반도체와 석유제품 등의 수출 호조는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이지만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 제조업 경기 둔화, 미‧중 무역 분쟁 불확실성, 상대적으로 높아진 원화 강세 압력 등이 작년보다 수출에 비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올해 한국 수출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12.0%에서 10.0%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편집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