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30일 (로이터) - 올해 1 분기 미국 경제가 소비경기의 급제동으로 둔화됐지만 타이트해지는 노동시장의 수급과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감안할 때 정체현상은 일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이 밝혔다.
미 상무부는 27일(현지시간) 지난 1분기 중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연율 2.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잠정 집계치는 지난해 4분기 2.9%에 비해 크게 낮아졌으나,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한 2.0%보다는 높게 나왔다.
◇ "GDP 성장 둔화는 일시적"
전문가들은 이 둔화세가 '일시적'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통 1분기 GDP는 계절적인 통계 왜곡 때문에 예상보다 둔화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동지표가 좋고 기업과 소비자 심리도 양호하기 때문에 곧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무디스 어낼리틱스의 선임 연구원인 라이언 스위트는 "1분기 GDP가 예상보다 낮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 "계절적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경제는 잘되고 있으며 올해와 내년까지 계속 잘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전문가들은 2분기에는 경제성장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통과시킨 1조5000억달러 규모의 감세 프로그램이 가계에도 영향을 미칠 시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감세정책은 올 1월부터 효력을 발휘했다.
기업 및 개인 세율의 하락뿐 아니라 정부 지출 증가도 연간 경제 성장률을 행정부의 3% 목표치로 끌어 올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연방준비은행(연준) 관계자들 역시 이날 발표된 GDP에 신경쓰지 않고 계획된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준은 지난달 강한 노동 시장과 경제를 높게 평가하며 금리를 인상했으며 올해 적어도 두 차례 더 금리를 올릴 전망이다.
이달 초 공개 된 3월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보면, 위원들은 이미 1분기 성장둔화를 예상했다. 위원들은 '완전히 조정되지 않고 오차로 남은 계절적 요인'과 '강한 경제 펀더멘털'을 언급하면서 "1분기 경기 침체는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고 의사록은 전하고 있다.
◇ "둔화한 소비지출, 2분기부터 회복될 듯"
미국 경제에서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지출은 1분기 중 1.1% 증가한데 그쳤다. 지난 2013년 2분기 이후 가장 부진한 신장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소비지출이 4.0%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1분기의 소비자 지출이 세금 환급 연기 등으로 지연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지난해 말 허리케인 발생에 따른 재건 및 정화 활동으로 인해 올해 소비가 작년 4분기로 앞당겨진 효과도 있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미국 경제 담당 책임자인 미셸 메이어는 "설문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중 37%는 세금 감면에서 추가 수입을 얻지 못하거나 그걸로 무엇을 해야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감세와 그걸 느끼는 소비자의 반응에 시간차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장비에 대한 기업 지출은 2017년 하반기 두자리 수의 성장을 달성한 이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설비 투자 냉각은 부분적으로 원자재 가격의 회복세가 약해진 것을 반영한다. 경제전문가들은 금리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해 장비에 대한 기업 지출이 다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웰스 파고 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사라 하우스는 "금리 인상으로 인해 설비 투자가 부진까지는 아니라도 다소 둔화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상이 이윤 하락을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다만 미국 의회가 최근 정부 지출을 더 많이 승인한 점을 들어 기업 설비 지출이 2분기에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편집 장혜원 기자)